GS건설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채권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대 2000억원의 회사채를 찍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조달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신용등급이 강등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건설채 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자 비용이 대폭 늘면서 재무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S건설(A)은 최대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내달 초 발행을 목표로 만기별로 1년 6개월, 2년으로 나눠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희망 밴드는 민평금리 대비 최대 100bp(1bp=0.01%포인트)까지 열어뒀다. 지난 3일 기준 GS건설 민평금리는 1년 6개월물이 4.72%, 2년물은 4.81%에 형성됐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다 팔리지 못할 경우, 발행 금리는 최대 5%대 후반으로 뛸 수 있다. 미매각 시 금리 수준을 높여 투자 매력을 부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지난달 16일 만기였던 회사채 2000억원을 전액 현금 상환하면서 당분간 회사채 발행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찍은 회사채 발행금리는 연 1.80%에 불과했다. 너무 많이 늘어난 이자 부담 때문에 되도록 차환 발행을 하지 않고 버텨보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2주 만에 다시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GS건설의 유동성은 빠듯한 상태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조6000억원 정도다. 반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은 2조원 수준이다.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 차입금을 상환하려면, 현금 등 유동성을 모두 쏟아부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와중에 실적도 고꾸라졌다. 1분기 영업이익은 7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5.6% 줄어들었다.
신용등급도 하락하면서 금융비용은 기존 대비 3~4배 뛸 예정이다. 앞서 2월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GS건설 신용등급과 전망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로 인한 여파와 영업정지 행정처분 부과 등으로 사업 경쟁력이 약화한 점, 재무안정성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운 점 등이 근거로 꼽혔다.
최근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GS건설 회사채도 기관 수요예측서 미매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회사채 시장을 찾은 HL D&I한라는 수요예측에서 한 건도 주문받지 못했다.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등도 일부 물량만 채웠다.
반대로 현대건설(AA-), SK에코플랜트(A-), 롯데건설(롯데케미칼 지급보증·AA) 등은 수요예측에서 흥행 성공했다. 신용등급이 우수하거나 계열사 지원이 예상되는 곳들이다. GS건설도 GS그룹 계열사 지원이 예상돼 자체 신용도보다 1노치 높게 받은 상태지만, 계열사의 신용도 보강은 없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하지 못하더라도 GS건설의 자금 조달은 순항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어려운 상황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GS그룹 대표 계열사”라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GS건설과 우호적 관계를 맺는 게 더 중요하기에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되더라도 우선 채권을 받고, 여러 수요를 파악해 다시 판매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GS건설 측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등 시장 침체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회사채 발행과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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