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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하고 퇴비로 쓰고…해외 스포츠경기장의 ‘그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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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월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경기가 열렸다. 라스베이거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해외 스포츠 경기장도 쓰레기 배출 ‘온상’으로 꼽혀왔다. 수만 명이 관람하는 경기가 한 번 끝날 때마다 쓰레기 수십 톤이 쏟아졌다. 13년 전 미국 환경보호청(US EPA)은 일찌감치 ‘친환경’ 경기장에 주목, 재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유명 스포츠 구단들이 ‘그린’ 구장 조성에 동참하기 시작하면서 쓰레기 감량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전통 명문 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홈구장 ‘오라클 파크’를 가장 친환경적으로 만들겠다는 ‘그린 이니셔티브’를 실천 중이다. 재활용 및 퇴비화 프로그램을 통해 쓰레기 발생량을 대폭 줄였다. 음료수 컵은 재활용하고, 운반 용기는 퇴비로 사용하는 식이다. 그 결과 매립 쓰레기 연간 감소율은 2009년 57%에서 2016년 95%까지 급증했다. MLB 운영위원회는 재활용을 선도하고 있다는 이유로 자이언츠에 9년 연속 ‘그린글로브어워드(Green Glove Award)’를 수여했다. MLB 구단 중 GGA를 받은 건 자이언츠가 유일하다.

자이언츠의 친환경 구장 조성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7년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한 최초의 MLB 야구장이기도 하다. 590개의 태양광 패널 설치로 약 52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개선도 돋보인다. 모든 조명 기구를 LED로 교체해 전력 소비를 50% 이상 줄였다. 구장 내 매점에 에너지 관리 시스템도 도입해 35% 이상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다목적 개폐식 돔 경기장인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Mercedes-Benz Stadium)은 TRUE(총 자원 사용 및 효율성) 사전 인증을 획득한 미국 최초의 스포츠 경기장이다. TRUE 인증을 받으려면 폐기물 제로 정책을 실천하면서 12개월간 평균 90% 쓰레기 감축을 달성하는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팀 ‘애틀랜타 팰컨스’와 축구팀 ‘애틀랜타 유나이티드 FC’의 홈구장으로 쓰이는 7만1000석의 규모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2017년 8월 개장 당시 미국 최초로 LEED 플래티넘 인증을 받기도 했다. LEED는 미국 그린빌딩위원회 (USGBC)가 개발·시행 중인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 개장을 주도한 아서 블랭크는 지속 가능한 경기장 운영을 위해서는 폐기물 감량이 꼭 필요하다고 봤다. 구장 내 약 600㎡ 규모의 자원회수시설은 퇴비와 판지, 금속 같은 재활용품을 분류해 압축기와 포장기로 분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미국 프로 미식축구 협회인 내셔널풋볼리그(NFL)도 그린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NFL의 경우 경기당 35톤의 쓰레기가 배출되고 슈퍼볼(NFL 챔피언십) 때는 두 배로 증가했다. 경기장 운영자들은 쓰레기 감량 차원에서 다양한 수거 시스템, 컵 재사용, 역자동 판매기 등을 실험하고 있다.

유럽 축구 5대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도 축구 클럽의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를 평가한다. 리버풀 FC는 경기장 안필드에서 플라스틱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2020년 매립 폐기물의 재활용 전환율이 98.7%에 달했다.

세계 4대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도 지속 가능성 관리에 착수했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퇴출시켰고, 선수와 관람객 모두 다회용 컵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스포츠 및 지속가능성 인터내셔널(SandSI)’의 창립 이사인 앨런 헤르시코비츠는 “스포츠 운영진은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기후대응도 그중 하나”라며 “팬들은 자신의 팀이 환경에 책임을 다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스포츠 팀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약속이 포함된 UN 기후 행동 프레임워크에 서명한 상태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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