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전년比 52.3%↑
연체액 10년 만에 2조 돌파
카드론을 갚지 못해 다시 빚을 내 이를 돌려 막는 대환대출이 한 해 동안에만 6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1조7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불경기와 고금리가 맞물리면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카드 값조차 제 때 갚지 못하며 빚의 굴레에 빠지는 이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 등 국내 전업카드사 7곳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74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5993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제때 갚지 못한 차주가 카드사로부터 상환 자금을 재대출 받는 상품이다. 이 상품을 이용하면 당장 상환에 대한 부담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보다 금리는 높아지고 신용등급은 하락하는 단점이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대출 금리를 높이고, 카드론 취급도 줄이고 있다. 같은 기간 전업카드사 7곳 중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게 카드론 대출을 시행한 곳은 삼성카드뿐이었다.
신용점수 501~600점대 차주에게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국민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6곳에서 대출을 시행했으며, 우리카드의 경우 601점 미만 차주에게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았다.
카드론 금리도 상승세다. 같은 기간 전업카드사 7곳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20~15.32%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대출금리 하단이 0.21%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불경기에 빚 내서 빚을 갚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급증세를 보이면서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급증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선 카드론 취급을 줄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카드사들의 연체액도 크게 늘면서 카드사의 건전성은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전업카드사 7곳의 연체액은 2조3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8.6% 급증한 수치로 지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인 2조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환대출 금액이 늘고 있다는 것은 카드빚 연체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정책금융을 통해 카드 빚을 못 갚는 취약 차주들을 지원한다면, 카드론 수요도 감소해 카드사의 건전성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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