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수요자들의 시선이 구축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신생아 특례대출 효과가 더해지며 9억 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강북 지역에서 최고가 경신 단지가 나왔다. 준공 5년 이내 준신축에도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7일 부동산 프롭테크 업체 직방에 따르면 4월 매매거래 중 최고가 경신 거래가 3월과 비교해 가장 크게 증가한 지역은 성북구로 나타났다. 다음 중랑구, 영등포구 순으로 3월과 비교해 최고가 거래가 늘었다.
성북구는 3월 최고가 거래가 3건이었지만 4월 들어 12건으로 늘어나며 300% 증가했다. 이 기간 영등포구는 10건에서 14건으로 140%, 노원구는 6건에서 8건으로 133% 늘었다.
개별 최고가 단지는 구축이었다. 성북구에서는 정릉동 청구아파트 전용 83.25㎡가 2019년 10월 3억2500만 원에 거래된 후 올 4월 5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1999년 1월 사용승인이 이뤄진 구축이다. 성북구 정릉동 우정에쉐르(2009년 4월) 전용 59.9㎡는 지난해 12월 5억6000만 원 거래됐다가 올 4월 5억8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영등포구는 여의도동 광장아파트 전용 102.35㎡가 4월 21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3월 18억8000만 원의 가격을 경신했다. 지난 10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에 한발 다가서며 거래 가격이 높아졌다.
분양가가 높아지자 신축을 포기하고 입지가 뛰어난 주요 지역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3월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3801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4% 뛰었다.
실제로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나 준공 5년 이내 준신축 선호도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2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의 5년 초과 10년 이하 연령대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지난달 22일 기준) 0.03%를 기록했다. 모든 연령대 중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의 경우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4월 4주간 0.06%, 0.05%, 0.06%, 0.07%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준신축으로 구분되는 단지들의 신고가 경신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전달 대비 4월 최고가 거래가 크게 늘어난 중랑구에서는 면목동 라온프라이빗(2020년 6월) 전용 68.16㎡가 4월 9억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5월 8억3500만 원의 가격을 넘어섰다.
2020년 2월 입주한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84㎡ 타입은 올 초 11억 원대에 거래됐으나 최근 14~15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2020년 6월 분양한 서울 동작구 상도역 롯데캐슬 84㎡ 타입도 3월 11억 4500만 원에서 지난달 14억8500억 원으로 손바뀜됐다.
특히 강북 지역에서 신고가가 경신 아파트 거래가 증가한 것은 분양가 인상 여파와 더불어 신생아 특례대출 영향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6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1만2035건) 가운데 9억 원 이하 거래는 6237건으로 51.8%에 달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전용면적 85㎡ 이하, 9억 원 이하 주택에 한정해 적용된다.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에 저금리로 주택구입자금을 최대 5억 원까지 대출해주는 제도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을 시작한 지난 1월 29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5조1843억원의 대출 신청이 들어왔다. 이 중 주택구입자금 대출(디딤돌) 신청이 3조9887억 원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지금은 신축 자체가 많이 없는 데다,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신축 대신 준신축으로, 준신축 매물이 없으면 구축으로 수요가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준신축, 구축 가운데서도 입지가 좋은 곳부터 거래가 먼저 이뤄진다”며 “대출 제도 영향으로 9억 원 이하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강북 지역에서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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