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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AI發 훈풍에 반도체株 집중 매수…8만전자 견인, 저PBR 쓸어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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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AI發 훈풍에 반도체株 집중 매수…8만전자 견인, 저PBR 쓸어담아
7일 코스피는 57.73포인트(2.16%) 오른 2,734.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외국인투자가들이 7일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1조 2247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가 2% 남짓 급등하는 등 국내 증시가 활짝 웃었다. 전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반도체와 전력설비 등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금융투자 업계는 정부가 세제 등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더 구체화해야만 외국인들의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2.16% 오른 2734.36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전날 밤 뉴욕 증시에서 미국 고용지표가 둔화된 데 따라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인공지능(AI) 랠리’가 재개된 영향이 컸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에서 이날 하루에만 1조 1068억 원, 7738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전날 대비 4.77%올라 ‘8만전자(종가 8만 1300원)’에 근 한 달 만에 등극했고 SK하이닉스(000660)는 3.70% 상승해 17만 9600원에 마감했다.

반도체와 함께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꼽히는 전력설비주도 강세를 보였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LS(006260)·대한전선(001440)은 각각 9.57%, 10.88%, 9.33% 상승했다. 데이터센터가 ‘전력 먹는 하마’로 통하는 만큼 AI 시장이 확대될수록 전력설비주가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AI發 훈풍에 반도체株 집중 매수…8만전자 견인, 저PBR 쓸어담아

외국인, AI發 훈풍에 반도체株 집중 매수…8만전자 견인, 저PBR 쓸어담아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이어진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에 더해 엔비디아가 이끈 AI 반도체 훈풍이 되살아 난 것으로 분석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이 커진 상황”이라며 “외국인들이 국내 대형 반도체주를 담으면서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의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가 탄탄한 상황에서 설비 부족에 따른 공급난 우려로 내년 HBM 판매 단가가 5~10%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서버 D램의 경우도 HBM 생산 설비 확충에 따른 풍선 효과로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20%가량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D램 최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자에는 청신호같은 소식이다.

외국인들도 반도체 관련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이달 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9조 238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11조 5339억 원, 7조 8884억 원을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국인이 홀로 코스피시장을 떠받친 셈이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1월 3조 4829억 원, 2월 7조 8583억 원, 3월 4조 4285억 원, 4월 3조 3726억 원 등 국내 증시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쉬지 않고 주식을 매수하면서 시장 파수꾼 역할을 자처했다. 외국인은 이달에도 2일 26억 원, 3일 934억 원 등 매수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앞으로의 증시 향방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인센티브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3일까지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 상위 리스트에 현대차(005380)(2조 9252억 원), 삼성물산(028260)(1조 2222억 원), KB금융(105560)(6868억 원), 기아(000270)(5320억 원), 우리금융지주(316140)(3676억 원), 삼성생명(032830)(3563억 원) 등 대표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상장사가 포진된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소액주주 권리 보호 기조와 관련해서는 여야가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정부가 밸류업 세제 혜택 등 더 적극적으로 외국인 투자 유인을 조성해야 한다고 짚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하는 국면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4개월째 지속된 현상은 2000년 이후로는 지난해 2~5월과 올해 1~4월 두 번밖에 없었다”며 “반도체·자동차·기계·방산은 외국인이 지난해와 올해 공통적으로 많이 사들였지만 은행, 가스, 통신 서비스 등 밸류업 관련 주 순매수는 올해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세제 혜택 발표를 미룬 점은 아쉽다”며 “소액주주 권리 보호는 초당파적인 기조라는 점, 세제 혜택 외에도 기업 참여를 이끌어낼 수단이 존재한다는 점, 행동주의 투자 참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외국인이 급격하게 매도 우위로 전환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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