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의 ‘스테비아 옵션’을 적용한 음료에 일일 권장량을 초과한 당류가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메뉴는 스테비아를 사용하지 않은 일반 음료와 스테비아 옵션 메뉴 간 당 함유량 차이가 거의 없었다. 소비자들이 대체당을 넣은 스테비아 옵션 메뉴를 ‘제로 슈거’ 메뉴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테비아 넣었는데 왜
메가MGC커피는 지난 2022년부터 일부 음료에 시럽 대신 대체당인 스테비아를 넣을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테비아 옵션은 시럽이 들어가는 음료에 시럽 대신 넣을 경우 300원이, 시럽이 들어가지 않는 아메리카노 등에 넣을 경우엔 600원이 추가된다.
스테비아는 설탕의 300배 단 맛을 지닌 천연 감미료다. 단 맛이 강한 만큼 미량만 사용해도 설탕과 비슷한 당도를 낼 수 있고 칼로리도 거의 없어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대체당이다. 이 때문에 음료 섭취를 통한 과도한 당류 섭취가 고민인 소비자들은 그간 과당 시럽 대신 스테비아를 넣는 옵션을 많이 이용해 왔다.
하지만 메가커피가 스테비아 옵션을 제공하는 주요 메뉴들의 당류 함유량을 확인해 본 결과, 실제로는 일반 메뉴에 비해 당류가 최소 43%에서 최대 98%까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비아를 넣었지만 ‘제로 슈거’인 메뉴는 하나도 없었고 일부 메뉴는 스테비아 옵션을 적용하지 않은 메뉴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실제로 일반 메뉴의 당 함유량이 53.7g인 스트로베리치즈홀릭의 경우 스테비아 옵션을 사용해도 50.0g으로 당류가 3.7g, 6.9% 줄어드는 데 그쳤다. 플레인요거트스무디 역시 스테비아를 넣어도 67.1g의 당류가 들어 있었다. 일일 권장량인 50g을 크게 웃도는 양이다.
시럽만 뺐다
스테비아 옵션을 이용해 시럽을 넣지 않고 스테비아를 넣어도 음료에 당류가 들어 있는 것은 슈가 시럽 외 다른 원재료에도 설탕이나 과당 등 당류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 함유량이 일반 메뉴 40.7g, 스테비아 옵션 메뉴 36.8g으로 큰 차이가 없는 자몽에이드의 경우 시럽 외 자몽청 등에 이미 당류가 들어 있다. 티라미수라떼나 고구마라떼, 딸기라떼 등도 마찬가지다. 주 원재료인 티라미수와 고구마, 딸기, 우유에 당이 들어 있기 때문에 ‘제로 슈거’가 되기 어렵다.
결국 메가커피의 스테비아 옵션은 원재료 중 ‘시럽’을 대신해 스테비아를 사용하는 옵션에 불과한 셈이다. 전체 음료의 당류를 스테비아로 대체하는 ‘제로 슈거’ 옵션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한 제품의 당 수치는 대체당 수치 표기가 아닌 제품 전체의 당 수치”라며 “과일이나 음료 베이스 자체에 함유된 당까지 스테비아로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스테비아’라는 옵션만 보고 제로 슈거 메뉴로 착각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메가커피는 스테비아 옵션에 ‘스테비아는 당 흡수를 줄이고 이뇨작용을 촉진하므로 신장, 심장이 약하신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스테이바 옵션 메뉴에 다른 종류의 당이 포함돼 있다는 것은 따로 알리지 않고 있다.
또 스테비아 옵션에 대해 ‘설탕 이상의 단 맛을 내면서도 당, 칼로리, 콜레스테롤은 줄여 걱정 없이 건강한 단 맛을 즐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비아 옵션이라는 표현만 보면 제로 슈거 메뉴이거나 그에 준하는 저당 메뉴라고 오해하기 쉽다”면서 “실제로는 성인 일일 권장량에 준하거나 넘치는 당류가 들어 있는 만큼 건강하다는 표현을 쓰기보다는 주의 안내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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