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4월 BMW(비엠더블유)를 누르고 간만에 수입차 시장 왕좌를 탈환했습니다. 아직 누적 점유율 면에서는 BMW가 앞서긴 하나, 그래도 벤츠 입장에서는 2024년 누적 판매량 1위 도전에의 ‘희망의 불씨’ 정도는 다시 되살아난 느낌이라고 봐도 될 듯합니다.
이외에도 지난 4월 신형 모델을 출시한 테슬라의 경우 3위를 기록하며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으며, 4위 볼보와 5위 렉서스는 여전히 간발의 차이로 격한 순위 경쟁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이외에도 조용히 판매량을 올리며 6위로 도약한 토요타, 간만에 7위를 차지하며 부활을 꿈꾸고 있는 아우디의 구도 역시 재미있는 부분이네요.
간만에 자존심 세운 벤츠… E클래스 판매 증가 덕
7일 KAIDA(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 4월 국내에서 총 6683대를 등록하며 수입차 브랜드 중 31.0%의 점유율을 차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이달의 1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특히 4월 한달간 E클래스의 대표 트림인 E300 4MATIC(포매틱) 모델은 1681대가 등록되며 25.2%의 판매량을 담당했습니다. 아무래도 홍해 사태로 인한 대표 모델 준대형 세단 ‘E클래스’의 물량 부족 현상이 일시적으로 해소되며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벤츠의 등록 대수는 전월 대비 59.2%,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네요.
2위 BMW의 경우 5750대로 26.67%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등록 대수는 전월 동기 대비 12.2%,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5%로 소폭 감소했네요. 다만 누적 점유율 면에서는 올해 1~4월 총 2만2718대로 1만7403대를 기록한 벤츠(2위), 7922대를 기록한 테슬라에 크게 앞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모델 3, 무난한 데뷔… 간만에 아우디 ‘반짝’
3위를 기록한 테슬라는 1722대로 점유율 7.99%를 차지, 전월 대비 크게 떨어진 71.4%의 등록 대수를 기록했습니다. 아무래도 3달 주기로 차량 수입이 진행되는 만큼 지난 3월 대량 수입이 진행된 이후 판매량 하락을 버틸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초 국내 출시되며 기대를 모은 중형 전기 세단 ‘모델 3’의 연식 변경 모델 ‘하이랜드’가 대부분의 등록 비중(1716대)을 차지하긴 했는데, 해당 모델에 의한 판매량 상승세를 정확히 예측하려면 아무래도 시일이 걸릴 듯합니다.
한편 볼보와 렉서스의 4위 싸움에서는 1210대가 등록된 볼보가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렉서스는 920대로 전월 대비 24.5% 등록량이 감소하며 5위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달 등록량이 더해지며 올해 1~4월 누적 등록량 면에서도 볼보(4217대)가 4055대의 렉서스 대비 162대, 단 0.21% 차이로 앞서게 됐습니다. 올해 브랜드 간의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 정말 치열합니다.
5위 렉서스의 경우 대표 모델인 준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ES 300h’가 607대 팔리며 이달의 베스트 셀링카 5위 자리에 오르는 등 일부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XC60을 비롯해 다양한 모델이 고루고루 인기를 얻은 볼보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토요타가 893대로 등록 대수 6위로 올라선 점은 같은 토요타그룹 입장에서는 위안일 듯싶네요. 토요타는 1~4월 누적 등록 대수 면에서도 3174대로 6위에 자리했습니다.
여기에 7위는 간만에 770대가 등록된 아우디가 차지했습니다. 상위권을 형성했던 폭스바겐과 포르쉐, 미니가 함께 판매량이 떨어진 덕분이기도 하지만, 총 325대가 팔리며 4월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 2위를 기록한 Q4 40 e-tron(이-트론) 모델이 힘을 내준 덕분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일부로 스티브 클로티 신임 사장이 한국지사 대표로 부임한 가운데, 아우디가 남은 올해 판매량 반전을 이뤄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1~4월 누적 등록 수면에서 아우디는 총 1870대로 10위를 기록 중입니다.
눈에 띄는 친환경차 선호도 증가… 하지만 ‘함정’이?
올해 수입차 업계에서 눈에 띄는 이슈 중 하나는 전년 대비 크게 뛰고 있는 친환경차 선호 현상입니다. 가솔린을 진작에 넘어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물론 전기차 선호도 역시 꾸준히 높아지며 그 인기를 실감케 하는데, 그 가운데에는 예상 외의 함정이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수치를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어려울 듯도 합니다.
우선 지난 4월 연료별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제외) 등록량이 드디어 1만대를 넘었습니다. 1월 7065대를 시작으로 2월 8876대, 3월 9967대에 이어 4월 총 1만1177대가 등록되며 51.8%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3.1% 증가한 수준입니다. 1~4월 누적 등록 대수 면에서도 3만7085대로 2만828대의 가솔린 대비 무려 1.78배의 판매량을 자랑합니다.
다만 이는 벤츠와 BMW 등 유럽 업체들을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는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대거 포함된 성적이라는 점에서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을 듯도 합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경우 소형 모터와 배터리로 엔진을 보조하는 식으로 연비를 소폭 높인 ‘사실상 가솔린 차량’인데, 소폭 같은 효과가 있다곤 하나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하이브리드와 동급에 두기는 어려운 만큼 아직 온전한 하이브리드 판매량이라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4월 수입 하이브리드 차 등록대수 중 온전한 하이브리드 개념을 갖춘 차량은 각각 개별 등록 순위 4위와 9위를 기록한 렉서스의 ES300h, 토요타의 RAV4 HEV(라브4 하이브리드) 뿐입니다.
전기차 선호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조금 미정으로 1월 821대, 2월 1174대로 부진했던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는 3월 테슬라의 대표 전기차 ‘모델 Y’ 수입량 증가로 8242대까지 치솟았으며, 4월에도 신차 모델 3 하이랜드의 등장으로 전년 대비 94.3% 그러니까 2배가량 증가한 3626대의 등록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록 KAIDA에서 테슬라의 판매량을 올해 초부터 셌다는 것을 감안할 경우 그 정도가 크게 줄긴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1~4월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인 1만3863대에서 같은 기간 테슬라의 7922대를 빼더라도 5941대, 즉 전년 동기의 5417대 대비 9.7% 증가한 수준이거든요.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캐즘’ 현상이 업계에 드리웠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전기차 선호도 자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봐도 되는 셈이죠.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인기는 좀체 올라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지난 1~3월 각각 588대, 545대, 585대가 등록된 데에 이어 4월 565대가 등록되며 전년 동기 대비 41.3% 줄었음은 물론, 1~4월 누적 등록 대수 면에서도 총 2283대가 등록되며 전년 대비 21.7% 감소했거든요. 편의성 면에서는 하이브리드에 밀리고, 보조금이 없어 판매량 면에서도 전기차에 뒤지고 있는 만큼 판매 증진을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보조금 정책 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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