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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1분기 ‘불황형 흑자’…올해 전망 여전히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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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지난 한 해 마이너스 성장에 울상 지었던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 깜짝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 업황 개선이 아닌 고객 혜택, 마케팅비·광고비 등 판매관리비(판관비) 축소에 따른 결과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해석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제2금융권 전반적으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연체율 역시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등 1분기 실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망 역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주요 카드사 실적 반등…그럼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7일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5개(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58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604억원과 비교해 26.9% 증가한 수치다. 현대·롯데·BC카드는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를 제외한 4곳의 순이익이 작년보다 늘었다. 먼저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851억원을 나타냈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1분기 대비 22% 증가한 177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국민카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9.6% 증가한 139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하나카드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하나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53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하나카드와 업계 6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리카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6.9% 감소한 290억원의 순이익을 나타냈다.

비용 효율화로 만들어낸 ‘불황형 흑자’

다만 카드사들이 순이익 증가를 마냥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호전이 아닌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만들어낸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 실제 카드사들은 지난해 줄곧 업황 부진에 시달린 바 있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고금리로 여전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현대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7곳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3% 급감했고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의 순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감소한 3511억원, 10.9% 줄어든 1719억원을 나타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순이익도 각각 2.1%, 3.2% 감소했다.

롯데카드의 작년 순이익은 3672억을 기록하며 전년(2743억원) 대비 증가했지만 이는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된 수치다. 자회사 매각 효과를 제외한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169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4% 감소했다. BC카드도 지난해 순이익 7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9% 급감했다. 현대카드만 유일하게 순이익 2651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을 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연체율까지 급증하면서 건전성 우려도 높아졌다. 올해 1분기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1.67%) 대비 0.27%p(포인트) 오른 1.9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0.11%p, 우리카드는 0.24%p 상승했다.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카드사들은 부실 위험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늘렸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의 충당금은 총 8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알짜카드’ 단종, 판관비 축소…올해도 계속될 전망

카드업계는 결국 비용 효율화를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실제 카드사들은 작년 이른바 ‘혜자카드’로 불리는 알짜카드를 대거 단종시킨 바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05개의 신용카드가 단종돼 직전 연도의 79개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교육비 할인 혜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한카드 ‘더 레이디 클래식’, 전기차 충전요금을 최대 70%까지 할인해줬던 삼성카드 ‘삼성 iD EV 카드’ 등이 있다. 

무이자 할부 기간을 축소한 점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들은 2022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최대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무이자 할부를 지원했지만 지난해부터 대부분 최대 3개월로 그 기간을 축소했다. 그럼에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불황형 소비가 증가한 결과,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할부 수수료 수익은 2조3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직원 급여와 광고비 및 마케팅비 등 영업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뜻하는 판관비도 대폭 축소했다. KB국민카드는 판관비를 전년 동기 대비 9.4% 줄였고 삼성카드도 3.6% 축소했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의 판관비는 각각 4%, 3.9% 증가했지만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수치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당초 하반기 금리 인하가 유력했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어려운 업황은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과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 효율화 경영 전략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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