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와이오밍주에 SMR 건설 착수 예정
이창윤 과기1차관 IAEA 포럼 참석
“민간 참여 차세대 원자로 개발 정책 전환 추진”
한수원, 캐나다 ARC·엔비파워와 SMR 협약 체결
미국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우리나라도 SMR 개발 합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이 급증하자 데이터센터(IDC)가 이른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며, 전력 부족 위기를 낳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는 SMR을 대안으로 꼽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SMR 상용화를 선점하기 위해 미국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간 중국과의 SMR 패권 다툼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SMR 기업인 테라파워가 6월 와이오밍주에 미국 내 첫 SMR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테라파워 측은 2030년 완공과 가동을 목표로 삼고 있다. FT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60~70종류의 SMR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운영 허가가 떨어진 곳은 중국과 러시아, 일본, 세 나라에 그친다. SMR은 대형 원자로에 비해 규모는 작아도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이 가능하다. 차세대 원전업계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1기씩 SMR을 가동 중이다. 미국은 아직 이를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SMR 개발 선도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이 최근 원자로 건설 계획을 전면 취소하면서 미국 내 SMR 산업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여기에 그간 나트륨 SMR의 연료인 고순도·저농축 우라늄(HALEU)은 러시아가 유일한 생산지였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자 테라파워는 올해 초 HALEU 생산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자체 제작하기로 했다.
다만 테라파워 SMR은 아직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인증을 받지 못한 상태다. 상용화 단계까진 시간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전 세계적 흐름에 맞춰 SMR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7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내 혁신원자로 및 핵연료 국제공동프로젝트(INPRO) 대화 포럼에 참석, 차세대 원자력 기술 개발과 산업생태계 조성에 대한 비전과 상용화 의지를 밝혔다.
이 차관은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공공 주도의 대형 원전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이 적극 참여하는 SMR 중심의 차세대 원자로 개발로 정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을 갖춘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로와 소듐냉각 고속로, 용융염원자로, 고온가스로 등 다양한 비경수형 원자로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을 조속히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원자로의 개발·실증에 필요한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외 연구소 간 공동 연구와 국내-해외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연구 분야와 산업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민간의 기술 역량 강화에도 힘써 차세대 원자력을 통한 혁신 성장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차세대 SMR 개발사인 캐나다 ARC, 캐나다 전력 공기업인 엔비파워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소형모듈원자로&어드밴스드 리액터(SMR & Advanced Reactor) 2024’에서 추가 협력을 위한 3자간 상호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한수원은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앞으로 건설될 ARC의 SMR 4기에 대한 시운전과 운영, 정비 및 프로젝트 관리 등에 협력하게 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국내 혁신형 SMR(i-SMR)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4세대 SMR 시장 적기 진출도 병행 추진이 필요하다”며 “4세대 SMR 개발과 건설 가속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은 필수적이며 캐나다 선도 기업과 한수원의 강점을 통해 협력 시너지가 발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