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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자녀를 둔 A부장은 유학비 문제로 요즘 걱정이 많아졌다. 올해 초만 해도 1300원 초반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에는 1400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미국으로 송금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미국에서 필요한 돈은 정해져 있는데 국내에서 송금하는 돈이 달러당 100원이나 증가하다 보니 송금하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되었다. A부장은 이런 현상은 왜 발생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평소에 거래하던 금융기관에 상담을 의뢰했다.
환율이 상승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4년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약해졌다. 작년 연말만 해도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3월부터 시작해 6회 인하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대세였다. 그러나 물가가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경제지표가 꾸준히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금리인하 컨센서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6월부터 시작해서 연내 3회로 수정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에는 9월부터 시작해 연내 1~2회로 금리인하 전망이 더욱 약화되었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어야 타국과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일텐데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약해지면서 강달러가 나타난 것이다.
다음 원인으로는 글로벌 주요국 대비 미국 경제 성장세가 강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글로벌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연초대비 변화가 별로 없는 반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3.1%였는데 4월에는 3.2%로 0.1%포인트 상향됐다. 그런데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다른 여타 지역보다 높은 2.7%로 전망해 1월 전망치(2.1%)보다 0.6%포인트 상향했다.
또한 예측이 어려운 변수이긴 하지만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진 것도 달러 강세에 일조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를 금과 함께 투자자들의 쇼핑 리스트에 넣은 것이다.
지정학적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될 수도 있지만 다른 요인들은 쉽사리 가라앉기 어려운 변수들이다. 결국 위의 전망을 참고할 경우 강달러가 단기간 내에 쉽게 수그러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달러수요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강달러가 쉽게 사라지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좋은 대안이 아닐 것이다. 현재 수준보다 환율이 하락한다면 조금씩 달러를 분할매수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 환율은 꾸준히 1300원 이상에서 움직였고, 최근 1년 중 가장 환율이 안정되었을 때도 1260원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환율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달러를 매수하는 것은 어떨까? 이 방법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데 1981년 이후 원·달러환율이 1400원보다 높아진 경험은 아시아 외환위기 시기(1997~1998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그리고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회사채 경색 시기 등이 전부였다. 현재의 금융시장 환경이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준할 정도로 엄중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1400원 이상의 환율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달러를 매수하는 전략은 좋은 전략이 아닐 것이다.
참고로, 과거 강달러가 국내외 위기 발생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산물이었다면 최근 강달러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미국의 성장률 강세 등의 영향이기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과거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박스권 흐름이 예상되기 때문에 달러를 매수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꾸준히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환율이 상승할 경우 추가 상승을 예상하면서 달러 매수에 가담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도리어 박스권 흐름을 예상하면서 저가매수와 고가매도의 전략을 취하는 것이 유리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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