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 2%대지만 외식물가는 3%
35개월째 소비자물가 상승률 넘어서는 중
“떡볶이·김밥도 버거워”…서민 품목 겁나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부부의 날(21) 등 기념일이 빼곡히 몰려있는 5월. 어김없이 가정의 날이 찾아왔지만 치솟은 물가에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올라 4월 전체 소비자물가 평균 증가율인 2.9%를 웃돌았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어서기 시작했는데, 이 같은 현상이 3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떡볶이 가격이 5.9%가 올라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비빔밥·김밥(5.3%)과 햄버거(5.0%), 도시락(4.7%), 칼국수(4.2%), 냉면(4.2%) 등도 올랐다. 39개 외식 품목 중 지난해보다 물가가 내린 품목은 없었다.
다만, 외식물가 상승률과 전체 평균 간의 격차는 0.1%p(포인트)까지 좁혀져 2021년 6월 역전 현상이 발생한 이후 가장 작았다. 이는 외식물가 상승률이 올해 1월 4.3%, 2월 3.8%, 3월 3.4%, 4월 3.0% 등으로 둔화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의 경우 소비자물가가 3.7% 오르는 사이 외식물가는 7.6% 올라 그 차이가 3.8%p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이달에도 둔화세를 보일 경우 3년 만에 전체 평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최근 외식 가격이 줄인상되는 모습을 보인다.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지난달 메뉴 가격을 100∼500원 올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도 9개 메뉴 가격을 1900원씩 올린 바 있다.
햄버거 시장 1위인 한국맥도날드는 이달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피자헛도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다.
여름 대표 메뉴인 냉면과 콩국수 가격도 상승했다. 최근 영업을 재개한 서울 종로구 ‘을지면옥’은 평양냉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콩국수로 유명한 서울 영등포구 ‘진주회관’도 지난달 콩국수 가격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렸다.
이 밖에 채소를 비롯해 김, 코코아, 설탕, 소금 등 식자재 가격이 들썩이는 부분도 외식물가를 다시 끌어 올릴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카페·제과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코코아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모습이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2000 달러 수준에서 최근 1만 달러를 돌파했다. 전체 카카오 생산량 7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에서 이상기후 등에 따른 작황 부진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외식물가가 요동칠 수 있을 우려를 대비하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소비 비중이 높은 참외와 수박 등 제철 과채류와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3일에는 한훈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식품·외식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물가안정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시장 모니터링 전담팀’을 구성·운영해 먹거리, 생필품, 서비스 등 민생 밀접 분야에서 담합이나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 등 불공정행위가 벌어지는지를 감시 중이다.
특히 과거 담합이 있었던 품목 중 원가 대비 과도한 가격상승이 있는 분야, 원가가 하락했음에도 인상된 가격을 유지하는 분야, 관계부처 제보나 내부고발이 이루어진 분야 등은 중점 감시 대상으로 정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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