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를 웃도는 종목이 10곳 중 6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종목 주가는 실적 발표날 평균 2%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3일까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사 가운데 컨센서스가 있는 종목은 164곳이고, 그 중 97곳(59.1%)이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이들 종목의 실적 발표 날 주가(장 마감 후 공시한 경우 이튿날 주가) 상승률은 평균 2.05%였다.
종목별로 보면 ##HL만도##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HL만도는 지난달 26일 장 마감 후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1073억원, 영업이익 75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돈 실적이다. 이 회사는 올해 수주 목표(15조1000억원)도 1개 분기 만에 41.1% 달성했다고 밝혔다. 실적 발표 다음 개장일인 4월 29일 HL만도 주가는 17.64% 올랐다.
##KCC##와 ##LG이노텍##, ##효성첨단소재## 등도 컨센서스를 웃도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10% 이상 뛰었다.
반대로 올해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돈 상장사 62곳은 실적 발표 뒤 주가가 0.87% 빠졌다. 지난달 3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1조8483억원)과 영업이익(374억원) 모두 작년 동기보다 줄었다고 발표했다. 주가는 하루 새 8.84% 추락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현대로템##, ##고영## 등도 올해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사실을 발표한 뒤 6% 넘는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물론 모든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같은 방향을 향한 건 아니다. 주요 반도체·조선 종목인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HD현대미포## 등은 올해 1분기 컨센서스를 넘어선 성적표를 받고도 실적 발표 당일 4~5%대 내림세를 보였다. 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주가에 미치는 효과는 대부분 3거래일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주가를 결정하는 요소가 다양한 만큼 실적 외에도 연간 투자계획이나 매출 목표, 지배구조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좋은 실적이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인 건 맞지만, 컨센서스 등으로 이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경우가 대다수”라며 “CAPEX(자본 지출)를 늘리거나 줄이는지, 전방 산업 업황을 어떻게 보는지 등이 투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비롯한 주요 이벤트가 일단락됐고 국제 유가와 환율도 진정세를 보이는 만큼 실적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이벤트 다수를 소화하며 불안 심리가 완화한 가운데 이번 주는 국내 옵션만기일과 주요 기업 실적이 예정돼 있다”면서 “수급과 실적에 집중하는 시장 흐름을 예상한다”고 했다.
주요 상장사의 1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 8일 ##신세계##, ##크래프톤##, ##카카오뱅크##에 이어 9일 ##LG##, ##카카오##, ##GS##, ##넷마블##, ##두산로보틱스##, 10일 ##KT##, ##엔씨소프트##, ##CJ대한통운##, 13일 ##한국전력##, ##대한항공##, ##미래에셋증권##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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