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2년 연속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국내를 중심으로 자원개발 사업에 다시 힘을 주고 있다. 지난 2021년 생산이 종료된 동해가스전을 잇는 새로운 유·가스전을 찾고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켰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점검을 강화하고 자산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국제유가 상승, 해외 유·가스전 생산량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 2022년 31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이후 1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공사는 작년에도 178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공사가 자체적으로 자산 효율화, 생산 원가 절감을 비롯한 재무 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한 결과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와 서해, 남해 지역에서 석유 탐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동해 6-1 중부, 동부광구에 대한 조광권(광물을 채굴하고 탐사할 권리)을 획득한 공사는 이듬해 탐사시추를 수행했다. 탐사시추는 석유 퇴적물 등을 탐색하기 위해 땅속 깊이 구멍을 파는 일이다. 동해 8/6-1광구 북부지역에서는 올해 말까지 탐사정 1공 시추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석유공사는 17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2022년(3130억원)에 이어 2년째 흑자를 기록했다. 공사는 무리한 해외 자원개발 여파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1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모든 자산을 팔아도 빚을 다 갚지 못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석유공사 자원개발 사업의 중심에는 이른바 광개토 프로젝트로 불리는 대륭붕 종합 탐사 계획이 있다. 우리나라 영해에서 10년 동안 1만7000㎢에 대한 물리탐사를 진행하고 탐사시추 24공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동해와 남해에서 서울시 면적의 약 7배에 달하는 4270㎢ 지역에 대한 3차원 탄성파(미세한 진동) 측정 자료를 취득했다.
탄소 포집·저장(CCS),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동해가스전을 활용해 연간 120만톤(t) 규모의 탄소를 저장하는 실증사업을 정부와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석탄화력발전소 인근 지역에는 암모니아 인수·저장·유통을 위한 인프라를 건설하고 2027~2028년부터 연료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손실을 만회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중동, 북미, 유럽, 중앙아시아 등 15개국에서 개발 사업을 하는 공사는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등에서 원유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투자 실패로 적자가 심해진 일부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 자산가치 제고를 위해 내부 토론회를 열었다. 경영상 문제점, 혁신 방안, 운영 전략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베스트는 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지분 100%를 인수했으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부실 자산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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