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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CEO들 이복현 금감원장 뉴욕 IR 동행 손 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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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중순 국내 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6명과 미국 투자설명회(IR)에 나선다. CEO들이 각 업권을 대표해 이번 출장길에 적극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해외 큰 손들을 상대로 국내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서 인데, 저마다 떠나는 속사정이 제각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그래픽=비즈워치

7일 금융권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세일즈를 위해 오는 14~17일 국내 주요 금융사 수장들과 미국과 독일, 스위스를 찾는다. 동행할 최종 명단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은행권에선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선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과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보험업계에선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과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이 참석한다.

‘밸류업 세일즈’ 팔걷은 이복현 

이 원장이 해외 IR에 직접 나선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5월과 9월 동남아시아와 영국·독일 출장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방안 모색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뉴욕 IR은 밸류업 프로그램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2일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밸류업을 긴 호흡으로 꾸준히 지속하겠다는 강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관련기사 : “공시를 위한 공시 지양”…밸류업 가이드라인 ‘자율성’ 부각(5월2일)·상장사 밸류업 공시안 보니…자율성·이사회 권한 ‘방점'(5월2일)

이 원장은 주식 등 금융투자 이익에 대해 과세하는 금융투자세 폐지, 주주환원에 미진한 기업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밸류업 프로그램 안착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뉴욕에선 금융권 주주 환원 확대 정책과 정부의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 공시 의무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정부 정책을 알릴 계획으로 전해졌다. 

동행 CEO들의 어깨도 무겁다.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주가 부양과 기업 가치 제고 효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전체 일정 중 글로벌 큰 손들의 국내 투자를 설득하기 위한 뉴욕 IR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은 저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 CEO 중 글로벌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는 회사들이 손을 든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이나 올 초 취임한 신임 CEO들은 이 원장과 스킨십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주 PBR 여전히 1배 미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은행·증권·보험주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힌다. 개별 종목마다 다르지만 현재 국내 금융주의 PBR은 0.4~0.6배 수준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PBR이 1배를 밑돈다는 건 주가 수준이 기업 자산 가치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실제 KB금융(0.50배), 신한금융(0.45배), 미래에셋증권(0.41배), 한투증권(0.45배), 삼성생명(0.36배), 현대해상(0.39배) 등 PBR이 모두 1배 미만에 머물렀다. 이 가운데 현대해상과 미래에셋증권은 연초대비 주가가 각각 약 1%씩 하락하며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금융업종 대장주인 KB금융이 75.7%로 집계됐고, 신한금융(61.3%)이 그 뒤를 이었다. 그나마 한투증권(41%)과 현대해상(36.6%)이 40% 수준이었다. 보험업종 대장주인 삼성생명은 19.4%, 미래에셋증권은 13.8%에 그쳤다. 

미국 진출한 국내사 ‘시너지’ 기대감

선진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 금융사들은 밸류업 프로그램 세일즈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영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1999년 KB국민은행 뉴욕지점을 개설한 이후 대형화 전략을 통해 기업대출과 기업금융(IB)딜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 뉴욕지점과 현지법인인 신한아메리카은행을 통해 미국 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중 신한아메리카은행은 1990년 옛 뉴욕조흥은행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동부(뉴욕·뉴저지주), 남부(텍사스·조지아주), 서부(캘리포니아주) 등 3개 지역에 본부를 두고 총 14개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1986년 뉴욕에 첫 진출한 삼성생명은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을 통해 뉴욕 투자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해상도 2006년 손보업계 최초로 미국 뉴욕 투자법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보험영업뿐 아니라 자산운용에서도 글로벌화를 통한 투자 수익 확대와 신시장 개척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미국 뉴욕 내 2개의 현지법인(KIS 아메리카·KIS US)을 운영중이며, 미래에셋증권은 뉴욕 법인을 통해 위탁매매와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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