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1분기 경영실적, 해외사업 비중으로 희비 갈려
삼성·현대, 매출·영업이익 두 마리 토끼 잡아
대우·DL, 주택사업 매출 60% 넘어…성적 부진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의 키워드는 해외 사업이었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택 사업 비중을 낮추고 해외 사업 실적이 개선된 건설사 위주로 실적 호조를 보였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거둔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33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8조5453억원을 거둔 현대건설이 업계 1위였다.
두 회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확대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5440억원, 337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21.4%, 15.4% 증가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6%로 건설업계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특히 해외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눈길을 끌었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2545억원으로 45.6%를 차지했는데, 지난해 1분기 44.9%(2064억원)보다도 해외사업 비중이 소폭 확대됐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와 아랍에미리트의 초고압직류송전 공사,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등 사업을 수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1.7%, 44.6% 개선된 8조5453억원, 250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2.9%대에 그쳤으나 외형 확대를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낮추는 전략과 함께 영업이익도 확대됐다.
현대건설도 전체 매출의 46.3%(3조9550억원)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해외 대규모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GS건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위축됐지만, 빠르게 흑자 전환을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해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 후 재시공 비용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38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GS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709억원과 영업이익 706억원을 거뒀다. 각각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12.6%, 55.6%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GS건설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1조6000억원 규모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2번 황회수처리시설 공사를 수주하며 해외 시장에서 먹거리를 발굴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대우건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1년 새 35% 감소했다. 매출은 2조4873억원으로 같은 기간 4.6% 줄었다. DL이앤씨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8905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32.5% 감소했다.
두 회사는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다. DL이앤씨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61.6%(1조1645억원), 대우건설은 64.2%(1조5977억원)이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다 보니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았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율도 오름세여서 주택 수익성이 크게 감소한 탓도 컸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발주처가 자금을 현지에서 조달하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자재도 현지에서 조달을 하다 보니 국내 사업장 보다는 이점이 더 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몇 년새 환율이 크게 오르지 않았나”며 “해외사업은 주로 달러로 계약을 해 환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이익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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