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은 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리포그룹과 노부은행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로써 한화생명의 해외 은행업 진출까지 한국·인도네시아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만을 남겨두게 됐다.
한화 금융계열사는 이번 인도네시아 은행업 진출을 계기로 해외 전략에 속도를 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화는 이번 은행업 진출 이전부터 해외사업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점찍었다. 2억7000만명의 인구와 연 5%대 경제성장률 등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2013년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이 영업을 시작한 데 이어 작년 3월에는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인수했다. 같은 해 6월에는 한화투자증권이 칩타다나증권과 자산운용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 금융계열사와 리포그룹은 앞으로도 서로 간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동남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한화뿐만이 아니다. 신한은행은 현대캐피탈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서 합작법인 형태로 여신전문회사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도 작년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해 현지 기업인 SCBX와 손을 잡았고, 인도네시아에서도 디지털 은행 슈퍼뱅크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보험개발원도 작년 12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과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2월에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3국을 방문하는 등 한국의 보험 인프라·시스템 수출에 앞장서고 있다. 보험산업 태동기에 있는 동남아에 보험 요율 산출, 통계 관리시스템 구축 등 성장모델을 전파한다는 전략이다.
동남아 시장 자체가 지닌 잠재력에 더해 국내 기업들의 동남아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금융회사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금융·법률 종합서비스 제공을 위해 법무법인 광장과 손을 잡았다.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에 자회사 부코핀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와 현지를 연계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은 금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는 않아 지금까지 금융산업 성장이 제한적이었다”며 “최근 디지털, 핀테크 등을 활용해 금융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금융권이 이 지역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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