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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30개 기업, 2년 새 이자비용 7조 원 이상 급증 [고금리 직격탄]

이투데이 조회수  

기약없는 금리인하에 기업대출 이자 ‘쓰나미’
평균 차입금의존도 29.95% 달해
효성화학, 부채비율 4935% 최고
“고금리, 소비·투자 회복 걸림돌”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생산시설 확장,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한 여윳돈이 말라가면서 외부에서 빌리는 차입 규모는 늘어난 반면, 고금리로 인해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본지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전자, 반도체, 자동차, 화학, 철강 등 산업계 주요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재무제표(연결기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이자비용은 총 12조10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제로(0)’ 금리 수준이었던 2021년(5조784억 원)과 비교하면 2년 새 7조 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높은 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꺾이면서 총차입금(총차입부채)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30개 기업의 총차입금은 2021년 325조 원에서 2022년 354조 원, 지난해에는 396조 원까지 증가했다. 이 기간 평균 차입금의존도는 28.93%→28.89%→29.95%로 높아졌다.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을 파악하는 주요 지표인 부채비율도 위험 수준에 다다랐다. 이들 기업의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평균 335%로 나타났다. 업종별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300%를 넘기면 재무구조가 위험하다고 본다. 특히 효성화학(4934.63%), 아시아나항공(1506.32%), 삼성중공업(357.39%), LG디스플레이(307.72%) 등이 높게 나타났다.

이미 몇몇 기업은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들은 2021년 2곳에서 지난해 6곳으로 늘어났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돌면 한계기업,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금리 인하 기대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는 데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6회 연속 동결했다. 한국(3.50%)과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2.00%포인트(p)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도 불확실해졌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벌어질수록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1분기 우리 경제가 1.3% ‘깜짝’ 성장하는 등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금리 인하 명분을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제약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수출 부문은 전년도 기저효과, 반도체 반등에 힘입어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으나 고금리가 소비와 투자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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