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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 비교해 보니 ‘300배’…양극화 심화

이투데이 조회수  

삼바, 시총 54조 1위…압타머사이언스는 477억으로 가장 낮아
기업 간 양극화로 자금 조달 어려워…최대주주 지분 문제도
기업 가치 높이려면, 좋은 임상 데이터‧기술 이전 등 모멘텀 필요


제약‧바이오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뚜렷한 실적이 없는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별한 모멘텀이 없으면 이 같은 격차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5월 3일 종가 기준 제약‧바이오 시가총액 상‧하위 8개 기업의 평균을 비교한 결과 각각 14조 원, 450억 원으로 310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로, 투자 유치를 해야하는 제약‧바이오기업에에는 중요한 요소다.

기업 선정 기준은 한국거래소가 분류한 업종 △기초 의약물질 및 생물학적 제제 제조업 △의료용품 및 기타 의약 관련 제품 제조업 △자연과학 및 공학 연구개발업 △의약품제조업에 해당하고 신약개발 기업과 계열사를 대상으로 했다. 단, 거래가 정지된 기업은 제외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시총 약 54조 원으로 1위다. 국내 주식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2위는 국내 바이오산업을 개척한 셀트리온(약 41조 원)이 차지했다.

최근 주가가 급상승한 HLB(약 13조 원)와 알테오젠(약 9조 원)이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SK바이오팜(약 6조 원), 유한양행(약 5조 원), SK바이오사이언스(약 4조 원), 한미약품(약 4조 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압타머 플랫폼 전문 기업 압타머사이언스는 시총이 477억 원으로 가장 낮다. 현재 GPC3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 ApDC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어 샤페론(480억), 셀리드(522억),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534억), 피플바이오(573억), 에스씨엠생명과학(585억), 큐라티스(634억), 팬젠(687억) 순이다. 특히 8곳 중 팬젠을 제외한 7개 기업은 최근 5년 내 상장한 곳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간 시총의 양극화가 과거보다 더 심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른 섹터도 격차가 크겠지만 제약‧바이오는 최근 상장했던 기업이 많아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탈 A 대표도 “다른 섹터와 비교해 양극화가 더 심하다. 현재 경제 상황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기업의 실적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양극화로 기업은 자금 조달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시총은 기업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로, 시총이 낮으면 투자에 대한 평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최대주주 지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경영권 분쟁 우려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A대표는 “기업 대표들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을 때 시총이 낮아지면 최대주주 지분이 희석되고, 경영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업은 낮아진 가치에 맞춰 구조조정, 파이프라인 조정, 인수·합병(M&A) 등으로 생존하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성과를 올리면 시총은 높아진다.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내거나, 좋은 조건으로 기술을 이전해 현금을 조달해야 한다. 시장 패턴에 맞춰 회사가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 연구원은 “관심을 받느냐, 아니냐의 차이인 것 같다. 호흡이 긴 제약‧바이오 특성상 소외받으면 한 없이 소외 받는다.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좋은 임상 데이터 등 긍정적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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