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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034730)와 CJ(001040)의 손자회사 간 결합으로 관심이 컸던 티빙·웨이브 간 합병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었다. 지난해 말 양측이 양해각서(MOU)를 맺고 본격 협상 테이블에 앉은 뒤 넉 달여 만에 합병 비율 등 중요 안건에 대한 밑그림이 완성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KBO리그 모바일 중계권을 따낸 티빙이 가입자 수를 늘리며 앞서가자 웨이브 최대주주인 SK스퀘어(402340)가 한발 양보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넷플릭스에 대항할 토종 OTT(Over The Top) 탄생이 임박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재계 및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양사는 그간 부진했던 합병 비율 협의에 대해 최근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상반기 내 합병안에 최종 서명한다. 이번 협상에 정통한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SK스퀘어 쪽에서 20% 이하 지분을 확보하는 안을 받아들였다”면서 “합병에 걸림돌이 됐던 올 11월 만기의 웨이브측 전환사채는 재무적투자자들에게 상환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티빙의 최대주주는 CJ ENM(035760)(48.85%), 웨이브의 최대주주는 SK스퀘어(40.52%)다. 나머지 지분은 티빙 측 ▲KT스튜디오지니(13.54%)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13.54%) ▲SLL중앙(12.74%) ▲네이버(10.66%) 웨이브 측 ▲KBS(19.83%) ▲MBC(19.83%) ▲SBS(19.83%)으로 구성돼 있다.
웨이브가 기존 CB 투자자 미래에셋벤처투자·SKS프라이빗에쿼티에 원금을 모두 상환하고 양사 합병까지 완성되면 CJ ENM이 새 법인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전망이다. SK스퀘어를 포함한 기존 웨이브 쪽 주주들은 당초 예상보다 적은 지분만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합병안은 1분기 중 나올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티빙이 올 시즌부터 KBO 모바일 중계권을 따내며 가입자수를 크게 늘렸고 예상 몸값도 높아지면서 합병비율을 산정하는데 시간이 지체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티빙은 KBO 중계권 외에도 드라마 ‘눈물의 여왕’, 예능 ‘여고추리반3’ 등이 연달아 히트를 쳐 유료 가입자 수가 올 1분기 430만 명까지 늘었다. 전년 4분기 대비 5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도 지난달 기준 700만 명을 처음 돌파했다.
양사는 합병안에 서명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새 법인명을 정하는 한편 양쪽에 분산돼 있던 여러 콘텐츠들을 합치고 신규 콘텐츠 개발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 실현에 나서기로 했다.
업계에선 합병 법인이 출범 시 비용 지출과 가입자 수 확보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웨이브의 올 3월 MAU는 약 430만 명으로 추산돼, 합병시 중복 이용자 수를 빼도 통합 MAU가 1000만 명에 가까울 것이란 긍정적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1위인 넷플릭스 MAU가 최근 1100만명대로 떨어져 1~2위 간 격차는 최소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양사가 따로 부담하던 콘텐츠 제작 비용이 합쳐져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특히 기존 강점을 보였던 드라마·예능은 물론 유료 가입자 수 확대의 지렛대가 돼 줄 수 있는 스포츠 중계권을 추가 확보하는 것도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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