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 사령탑 자리를 두고 이종배 의원(4선·충북 충주)과 추경호(3선·대구 달성), 송석준 의원(3선·경기 이천) 등이 3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출마를 선언한 세 후보 모두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은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송석준)·충청권(이종배)·영남권(추경호)으로 갈려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원내 구심점 역할을 할 집단 또한 결정될 전망이다.
6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의원, 추 의원, 송 의원 등 3명(기호순)이 경선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앞서 송 의원이 2일 여당 인사 중 처음으로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이 의원과 추 의원이 각각 3일과 5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이철규 의원(3선·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반발이 확산되자 끝내 불출마했다.
세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에 입문한 관료들로, 합리적인 성품을 가졌다는 대내외 평가가 겹친다. 3자 경선 레이스에선 영남권 인물인 추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2대 총선에서 여당 지역구 당선자 90명 중 영남권 당선자가 59명으로 과반을 넘는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소통이 능한 추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또 국내 경제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경제 능력에 대한 검증이 선행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추 의원은 지난 2022년 20대 대선 승리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윤석열 정부 초기 내각에서 중책을 맡았다. 1981년 행시 25회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수행하면서 경제 관리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추 의원은 자신이 태어난 대구 달성에서 20·21·22대까지 내리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전략기획부총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에서도 다수 보직을 맡으며 풍부한 경력을 보유했다.
당에서 몇 없는 수도권 중진인 송 의원은 총선 참패 이후 거세지는 ‘영남당’ 탈피 요구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상현 의원(5선·인천 동미추홀을)과 낙선자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등용론’이 제기되는 만큼 송 의원에게 표심이 집중될 수 있다. 또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모두 지역구가 대구였기 때문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송 의원은 1990년 행시 34회 출신으로 국토교통부 대변인 등을 지낸 정통 관료다. 경기 이천에서 20·21·22대까지 3선에 성공한 송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 당 정책위 부의장 등을 거쳤다. 당에선 원내부대표, 경기도당 위원장 등을 맡았다.
송 의원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소신과 의지가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어릴 적부터 많은 시련을 겪어 어려운 짐을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당정대간 조율을 통해 피폐해지는 민생을 살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 원내대표가 대통령실과 적정 거리를 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불성설이다.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어떻게 이 난제를 해결하느냐”며 “그런 표현을 하는 사람은 정치의 기본이 안 돼 있는 것이다. 차라리 탈당해서 야당 지도부가 되는 게 낫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행시 23회로 공직을 시작한 이 의원은 행정안전부 제2차관과 21대 국회 당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2014년 충북 충주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국회에 처음 입성한 그는 충북 충주에서 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2대 총선에서 4선에 성공했다. 국회에서는 에너지특별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 참여해 폭넓은 경험을 갖췄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출마자들의 정견 발표를 청취한 뒤 9일 당선자 총회에서 투표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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