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대기업대출 증가율이 중소기업대출 대비 5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은행이 보다 안정적인 대기업대출에 집중한 데다 기업의 경영안전자금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은 796조4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0조8940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689조2044억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00조원가량 늘어났다.
기업대출 중에서도 대기업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다. 지난달 말 대기업대출 잔액은 151조2220억원으로 전월 대비 4.23%(6조1377억원) 늘었다. 반면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44조8236억원으로 전월 대비 0.74% 증가(4조7536억원)하는 데 그쳤다. 대기업대출 잔액 증가율이 중소기업대출보다 5.7배 높았다.
이는 가계대출 규제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 특히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크고 부실 우려가 낮은 대기업대출을 집중적으로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2월(-0.89%) 이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전체 기업대출 잔액을 끌어올렸다.
대기업이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자금 확보에 집중하면서 은행을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며 기업에서 임금, 원자재 비용 등 영업활동을 하는 데 필수적인 경영 자금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며 “2022년 ‘레고사태’ 이후 대기업들이 채권시장 대신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대기업 자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기업대출 증가 폭이 커진 것을 두고 일각에선 은행이 대기업대출에만 초점을 두고 잔액을 늘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대출에는 마이너스통장 개념의 한도대출이 있어 특정 시기에 자금 수요가 많아지면 기존에 한도로 잡아둔 대출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기업대출 잔액이 늘어났다고 무조건 은행이 대기업대출을 더 많이 취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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