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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진옥동·KB 양종희, 같은날 다른 장소에서 챙긴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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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나란히 스타트업 육성 강화 목소리를 냈다. 약 10년간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쌓아온 성과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EO가 직접 스타트업 육성 강화 목소리를 낸 신한지주와 KB금융뿐만 아니라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앞으로도 지속적인 스타트업 지원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금융지주가 스타트업의 ‘요람’이 된 셈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4월 30일 서울 강남구 신한벤처투자 사옥에서 진행된 신한퓨처스랩 웰컴데이 행사에 참여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진옥동·양종희, 같은날 다른곳서 한 목소리

지난달 30일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각각 자사의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에 합류중인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행사를 갖고 앞으로도 스타트업 지원을 더욱 강화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금융은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그룹의 혁신 의지와 스타트업의 눈부신 아이디어가 시너지를 이뤄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KB의 강점인 금융뿐만 아니라 비금융 영역과 신기술 영역에서도 스타트업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CEO가 같은날 다른장소에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강화라는 한 목소리를 낸 이유는 이들 금융지주가 스타트업 지원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한지 올해로 10주년이 되기 때문이라는 의미가 강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15년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랩’을, 같은해 KB금융지주는 ‘KB핀테크HUB센터(현KB이노베이션허브)’를 출범시킨 바 있다. 

1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시기이기는 하지만 지주의 CEO가 직접 참석했다는 것은 그만큼 지주가 펼치는 사업 영역중 결코 가볍지 않은 사업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진행하는 대외행사가 많지만 CEO가 직접 참여하는 행사는 관련 사업이 그만큼 그룹 내에서 비중있는 사업 중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국내 1·2등 금융지주 회장들이 같은날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것은 스타트업 육성이 금융지주들에 그만큼 중요한 사업으로 자리잡았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4대 금융지주는 스타트업이 국내에서 안착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융합하는 또 하나의 상생안인 셈이다.

하나금융 투자금 비공개(대략 500억원 수준 추정)

스타트업 지원 10년…651개 기업에 5천억 투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인다. 2015년 3월 KB금융지주는 현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B이노베이션허브’의 전신 ‘KB핀테크HUB센터’를 출범했다. 같은해 신한금융지주는 ‘신한 퓨처스랩’, 하나금융지주는 ‘원큐 애자일랩’ 등 스타트업 육성 기관을 출범시켰고 이듬해 우리금융지주는 ‘위비핀테크랩'(현 디노랩)의 문을 열었다. 

10년전 금융지주들이 본격적인 스타트업 육성을 시작한 계기로는 국내 금융시장에 디지털 기술이 본격적으로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핀테크’가 본격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생태계를 바꿔놓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금융지주들은 내부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연구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지금은 금융지주 내 인력 30% 이상이 IT인력으로 채워졌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금융지주 내 IT 인력은 10%수준에 불과했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이들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놓는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금융지주 한 디지털 부서 관계자는 “2015년께부터 금융서비스의 비대면 인증 허용과 같은 제도적 허들이 본격적으로 낮아지면서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라며 “당시에는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여력이 없던 금융회사들이 이들을 지원하고 우선적으로 기술협력을 맺는 윈-윈 전략을 펼친 것이 지금까지 어이져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4대 금융지주의 핀테크 지원 방법은 10년간 진화를 거듭했다. 초기에는 단순 사무공간 지원, 멘토링 등에 한정되던 지원이 이제는 투자유치, 세무·법률지원 등 사업을 펼치기 위한 거의 모든 제반사항을 지원하기에 이르렀다. 4대 금융지주의 ‘요람’을 거친 스타트업 수는 651개, 이들에게 직접·간접적으로 투자된 투자금액은 5000억원에 육박한다. 

금융지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수료한 한 핀테크 기업 대표는 “사업 초기인 스타트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무실 임대료와 같은 고정비용 지출인데 금융사의 육성프로그램은 이같은 기본적인 고민거리부터 향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업성이 증명되면 금융회사가 직접 투자하거나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유치해주고 있는데 이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라며 “모험자본 공급의 우수한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육성에서 그치지 않는다. 금융지주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도 한단계 끌어올렸다. 

일례로 현재 대다수의 은행들이 주목하고 있는 ‘인공지능 은행원’은 모두 스타트업의 기술을 핵심으로 삼아 이들과 제휴를 통해 다듬어 지고 있는 중이다. 로보어드바이저 등도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더 고도화됐고 많은 증권사들이 이들과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대다수 금융지주 내 계열사와 협업하는 스타트업들은 금융지주들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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