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권 투자에 적극 나섰던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의 대표 격인 미국채 10년물 금리 수준이 오히려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선 채권금리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특히 미국과 한국의 금리 상관관계가 예전과 달라 한국 10년물 금리 3.6~3.8% 수준에선 매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발표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오르는 등 여전히 3%대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성장률도 2% 후반대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결국 기준금리 인하가 크게 후퇴하면서 4월엔 미국채 10년 물이 4.7% 이상으로 상승 폭을 키웠다.
이에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시장에선 미국 기준금리 기대 경로는 연말까지 3.7% 수준의 인하였지만 현재는 최고 5%까지 올랐다. 지난해 10월 미국채 금리 정점(5%)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권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2분기 후반 주요국 금리 인하 확산 전망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채권금리 상승은 제한적이라면서 2분기 중후반부터 늦어도 3분기 중에는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봐 남은 2분기 중 금리 상승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5월 금통위 전에는 이전보다 높은 경계감으로 채권금리가 추가로 상승하거나 하락하더라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러 악재를 반영해 금리가 상승해 있는 만큼 현 수준에서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작년의 올해의 미국과 한국 금리 상관관계의 경로는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는 상관관계가 높아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국내 국채금리도 상승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지난해 8~10월의 금리상승, 같은해 11~12월의 금리하락, 올해 초에서 최근의 금리 상승 등 구간을 3개로 나눠볼 때 점차 미국의 금리변화에 국내 금리가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기조에서는 미국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현재는 미국이 피봇(pivot)을 시사하고 있고 시점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타국에 주는 영향이 예전과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 상황이 Fed의 금리 인하 개시 시점을 늦추고 있지만,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던 작년 하반기와 현재는 분명 다르다”면서 “기대감이 바뀌는 과정에서 미국채 금리는 최근 상승했지만,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작년처럼 5%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현재의 경로가 유지된다면 한국 10년물 국채금리의 상승 한계는 3.8% 정도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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