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대만 반도체 후공정 1위 회사인 ASE그룹(이하 ASE)이 일본 정부와 신공장 건설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TSMC의 사업장 인근에 4000억원 이상 쏟아 공장 구축을 검토한다. TSMC의 수요를 충족하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한다.
5일 대만 공상시보에 따르면 ASE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100억 타이완달러(약 4200억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투자를 전제로 보조금 규모를 협상 중이다. 일각에서는 보조금과 세부 투자 계획에 대한 합의를 거의 이뤘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ASE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올해 투자액을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21억 달러(약 2조8400억원)로 추산했다. 최대 50%나 늘려 22억5000만 달러(약 3조400억원)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
ASE가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일본은 매력적인 투자처다. 주요 고객사인 TSMC가 있어서다. TSMC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86억 달러(약 11조6500억원)를 투자해 2022년 4월 제1공장을 착공, 이듬해 12월 완공했다. 클린룸만 4만5000㎡ 규모로, 생산 능력은 12~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제품 월 5만5000장 수준이다. 상반기 공정 장비 반입과 설치 등을 거쳐 4분기께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6~7나노 기반 칩을 양산할 2공장 투자도 공식화했다. 약 120억 달러(약 16조2600억원)를 투입할 예정으로 2027년 가동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최첨단 3나노 수준인 3공장과 4공장까지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일본에서 투자를 늘리며 ASE도 동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2공장 가동 시기에 맞춰 이르면 2027년부터 신공장을 가동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ASE는 2004년 일본 NEC로부터 야마가타현 소재 패키징·테스트 공장을 8000만 달러(약 10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반도체 산업이 쪼그라들며 현지 사업에 진전을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 신규 투자로 현지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ASE는 일본을 비롯해 대내외에서 사업장을 확장하며 글로벌 패키징 수요에 대응한다. 이 회사는 대만 가오슝과 중리, 탄쯔 등에서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와 공장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필리핀 카비테와 한국 천안에 위치한 공장 2곳을 인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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