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에이치스팩 19·20호 연이어 상폐
유진스팩7호 등도 깐깐한 심사에 ‘불안’
최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들이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해 줄이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고 있다. 스팩의 경우, 상장 3년(36개월) 이내에 합병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최근 상장예비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청산에 들어가는 스팩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에이치스팩20호는 지난달 29일 상장폐지를 공시했다. 이달 13일까지 정리매매를 진행한 이후 오는 14일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지난 2월 골프 론치모니터 제품 전문기업 크리에이츠와의 합병이 기업가치 고평가 이슈로 무산된 이후 다른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엔에이치스팩19호에 이어 대형 스팩 상장에서 두 번째 고배를 마시게 됐다. 지난 2021년 상장한 엔에이치스팩19호는 공모 규모만 960억원으로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종목이었다.
다만 목표였던 기업가치 4000억~1조원 수준의 유니콘’ 대형 기업들이 직상장을 선호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합병 대상을 물색하는 데 어려움이 커짐에 따라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 신한제8호스팩은 광고업을 영위하는 함파트너스와 지난해 6월 스팩 소멸합병 결정을 공시했는데 6개월 가까이 승인을 받지 못하고 그해 11월 합병 철회를 발표했다. 이후 상장 3년째인 올해 9월까지 합병기업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결국 상장폐지 됐다.
아직 존립기간이 남은 다른 스팩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21년 8~9월 상장한 유진스팩7호와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은 올해 하반기 상장 만료 기한이 도래해 그전까지 합병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한국거래소는 지난 2일 한화플러스제2호스팩과 액셀러레이터(AC) 1호 상장인 씨엔티테크의 합병상장 예비심사를 미승인한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유진스팩7호의 경우는 지난 8월 케이엑스인텍과의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6개월 째 감감무소식이다.
두 스팩 모두 존속 기한이 반년도 남지 않아 다른 기업을 찾아 심사에 들어가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상장폐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2월이 데드라인인 하이제7호스팩은 올해 6월 14일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을 경우 관리종목에 편입된다. 이 종목은 다른 스팩과 달리 지난 2021년 12월 상장 이후 합병 결정을 단 한 번도 공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스팩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깐깐한 심사 이어가고 있는 점은 전반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스팩과 관련 회계법인의 스팩상장 기업 외부평가 이력 등을 증권신고서 공시 항목으로 추가하고 매출 예측치와 실제치 차이 등을 충실하게 공시되도록 하는 등 심사 요건을 강화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스팩 상장 요건을 강화하고 심사를 깐깐하게 진행하면서 상장 일정이 몇 달씩 밀리는 분위기”라며 “파두 사태 이후 상장예비종목들의 기업가치 고 평가 논란이 지속되면서 합병에 실패하는 스팩들이 추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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