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에서 거대야당이 출현하였다. 소시민들은 여야의 부동산관련 공약들이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정부 기간에 부동산가격이 폭등하여 현 여권의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이번 총선은 대파로 대표되는 물가관리의 실패가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결국 가격에 민감한 것이 민심이다. 가격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격이 하락하면 경기침체와 실업률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경제학에서는 어느 정도의 가격상승은 용인하는 것이 사회적 고통의 분담이라는 차원에서 더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런데 국민의 생각은 다르다. 자산 가격 산정의 세계 권위자이자 미국 대표 주택가격 지수인 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를 고안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어느 나라에서나 물가와 임금의 상승률을 비교했을 때 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높다는 믿음이 일반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모여서 내 월급만 빼고 다른 가격은 모두 올랐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세계 공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집값이 상승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저소득층과 임금노동자를 중심으로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는데 이것이 대부분 표로 연결되기 때문에 정치구도를 바꾸기도 한다. 이는 국민의 분노가 가진 자의 탐욕과 이를 막지 못한 정부를 탓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총선은 거대야당의 탄생으로 폴리코노미의 해가 될 전망이다. 폴리코노미(Policonomy)는 정치를 뜻하는 폴리틱스(Politics)와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이다. 즉, 정치가 경제를 좌우하는 현상을 말한다. 정치인이 표를 얻기 위해 각종 공약을 쏟아내면서 국가의 정책이 흔들리는 현상이다. 이번 총선에서 제시한 양당의 도로지하화 공약, 1기 신도시특별법, 기본주택 100만가구 공급 등이 사업비용의 추계, 미래에 대한 부작용 등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은 대표적 공약들이다.
이 공약들을 추진하면 인플레이션 유발, 국가재정 부실화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한편, 선거와 부동산 가격은 상관관계가 미미하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다수 의견이다. 정권별로 보더라도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는 부동산가격이 급등하였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부동산가격이 하락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가격의 기술적 통계를 살펴보면 규제를 강화를 했던 정부시절에는 부동산가격이 상승하였고, 규제완화를 했던 시절에는 부동산가격이 하락하였다.
결국 부동산의 가격은 어떤 성향의 정권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보다는 경제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부동산정책이 정치화되면 부동산시장은 왜곡되어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것이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윤석열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정책 대부분은 법 개정이 필요한데 거대야당의 출현으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야당의 협조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의 불확실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야당은 부자감세, 부동산투기발생 우려를 이유로 반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정책의 마지막 수단은 조세제도이다.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의 감면이라는 당근이 필요한데 여당은 시장에 당근을 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현 정부는 집권초기부터 여소야대였기 때문에 조세제도의 개정은 꿈도 꾸지 못하였다. 그런데 집권 후반기에도 조세감면이라는 카드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범야권의 국회권력 독점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물론 여야는 모두 국민을 위한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추진하는 정책의 방향은 서로 반대의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결국 이러한 정책이 부동산시장에 승리할 수 없지만 폴리코노미의 부작용이 부동산시장의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이다. 지금부터라도 여야는 당리당략보다 국가경제를 위하여 흑백논리에 따른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부동산시장은 민생과 직결돼 있다. 부동산시장의 거래절벽은 가격 하락을 동반하게 되고, 이는 부동산 거래세(취득세와 양도소득세)의 감수를 가져온다. 또한, 부동산 관련 산업의 침체로 이어진다. 이는 내수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야의 정치적 이념이나 논리를 떠나 여야의 대승적 협치가 절실하다.
글/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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