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G손해보험에 이어 롯데손해보험도 매각이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에 KDB생명, ABL생명, 동양생명 등 잠재 매물들이 여전하고, 지방금융지주들까지 최근 보험사 지분 인수 등을 검토하면서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열약하거나, 반대로 몸값이 크게 책정되기도 하면서 M&A가 최종 성사될 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물 넘쳐난다…금융지주들도 호시탐탐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24일부터 MG손보에 대한 실사 기회를 예비인수자들에게 제공 중이다. 앞서 예보는 지난달 11일 MG손보 공개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는데 총 2개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 유효 경쟁이 성립됐다고 밝혔다. 2개 업체는 사모펀드인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로 알려졌다. 예보 측은 “2개사 모두 적격하다고 판단되어 예비인수자로 선정하고 그 결과를 통보한 바 있다”며 “본입찰 일정은 실사 종료 이후 다음달 말이나 오는 6월말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손보도 매각 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 후 최근 다수 업체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특히 이번 인수전에 우리금융지주가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아울러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도 시장 내에서 꾸준히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이 현지에서 매물로 나와있다. KDB생명도 지난해까지 하나금융지주와 매각 협상이 진행되다 지난해 말 M&A가 무산된 바 있다. 언제든 다시 매각이 진행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그룹까지 보험사 인수전에 가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BNK금융 측은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BNK금융은 앞서 성세환 전 회장이 재임 기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2026년까지 신사업 진출 및 자회사 인수가 제한돼 있는 상태다. 때문에 완전 인수를 할 순 없는 상황이지만, 보험사 일부 지분 인수 뒤 완전 인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수 완주 여부 ‘글쎄’
다만 금융권 일각에선 실사 등 인수 과정에서 최종 논의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먼저 매물 대부분의 재무건전성이 열약한 점이 악재로 꼽힌다. 실제 올해부터 도입된 재무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수치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ABL생명은 109.1%, 경과조치 적용 수치도 168.1%를 기록해 당국 권고치인 150%를 턱걸이했다.
KDB생명 킥스 수치는 같은 기간 60%이었으며 경과조치 적용 수치도 134.1%에 불과했다. 이 밖에 매물로 나와 있는 MG손해보험도 9월 말 기준 경과조치 전후 킥스 수치가 각각 50%와 64.5%로 규정 수치를 하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수자들이 재무 정상화를 위해 인수자금 외 추가 자금 투입이 이뤄질 수 있고, 매수자 측 신용도와 재무건전성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손보는 개선된 수익세에 몸값이 높게 책정, 우리금융 측과의 매각가 간극이 좁혀질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 안팎의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매각가로 2~3조원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통상 보험사의 기본 기업가치는 순자산과 CSM(보험계약마진)을 더한 값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1조2750억원)과 CSM(2조3966억원)을 합치면 3조6536억원이다. 여기에 일부 할인율과 CSM 적정 여부를 따지게될 경우 2조원대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은 재무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쓸 수 있는 최대 금액을 1조8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측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본비율 하락을 우려하는 질문에 “1조8000억원 수준의 여유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도 추진 중인 상황에서 현금 실탄이 1조원 중반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