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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다치면 성장판 이상 생기나요? [튼튼 아이 성장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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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은 야외에선 킥보드를 타거나 실내에선 키즈카페 트램폴린에서 한참을 뛰어놀아도 지치지 않는다. 공을 차는 아이들까지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천차만별이다. 우리 아이가 유독 작아보인다거나, 아이가 놀다가 다쳐본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마음을 졸이게 된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도움말을 통해 아이가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의 뼈 건강과 성장에 관한 궁금증을 물어본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한국소비자원의 2023년 소비자 위해정보 동향 분석에 따르면, 2023년도 한 해 어린이에게 위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품목 2위가 킥보드 사고다. 킥보드 안전사고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낙상이 대부분이다. 헬멧을 쓰고 있었다면 머리가 다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옆으로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팔이나 팔꿈치 부상, 혹은 무릎부상을 입게 된다.

킥보드 타다 생기는 팔꿈치 골절…소아골절, 트램폴린 때문에?

팔꿈치는 아이에게서 골절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이기에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한다면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팔꿈치는 적절한 치료가 늦어지면 나중에 변형이 동반될 수 있으며, 팔꿈치 부위에 탈구가 동반된 경우 성장하면서 관절 운동범위가 심각하게 제한되며 팔꿈치 부위에 불안정성이 올 수 있다.

강승철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킥보드를 타다 넘어지면 당황스러운 마음에 바로 일어서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급히 움직이면 부상이 악화될 수 있어 천천히 부상부위를 확인하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킥보드를 타기 전에 안전모와 보호대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아이에게 지나친 경사로나 바닥에 요철이 있는 곳에서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기본적인 안전교육 또한 필요하다.

요즘 키즈카페에 가면 아주 작은 아이들부터 큰 아이들까지 한데 어울려 트램폴린을 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아이들이 노는 이런 기구들은 덩치가 맞지 않는 아이들끼리 같이 타게 되면 다리가 접질리거나, 심하게는 성장판이 다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국이나 외국에선 어린이 트램폴린 사용 가이드라인이 수립되어 지켜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가이드라인조차 제대로 없는 실정이다.

트램폴린을 타다가 다치는 이유는 대부분 여러 명이 한 트램폴린 위에서 동시에 뛰기 때문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아이와 적게 나가는 아이가 같이 뛰면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아이가 다칠 위험이 아주 높다. 큰 아이의 움직임 때문에 작은 아이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박자에,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이 생기면서 다리에 잘못된 방향으로 충격이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옆에 큰 아이가 뛰고 있을 때 작은 아이가 자주 넘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6세 미만 아이가 트램폴린을 타다 넘어진 후 무릎에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거나 절뚝이는 경우 근위 경골(종아리뼈)에 골절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강승철 교수는 “아이가 트램폴린을 타다 발목이 접질렸는데 심한 통증과 부종을 호소한다면, 단순한 염좌가 아닌 발목 부위 성장판 골절이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있어, 통증이 지속된다면 소아정형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간혹 착지시 성장판 부위가 강한 축성 압박을 받아 손상되는 경우 성장하면서 변형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뚜렷한 외상력을 기억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상으로 성장판이 손상됐을 때 골절이 발생하지 않은 한 성장장애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팔이나 다리의 모양이 반대편과 비대칭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다치면 다 성장판에 이상이 생긴다?

소아에서 골절이 발생할 경우 약 20% 정도가 성장판 손상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성장판은 여아의 경우 13에서 15세, 남아의 경우 15에서 17세까지 존재하는 곳으로 대부분 뼈의 양 끝 부분에 위치해 있다.

강승철 교수는 “대략 소아골절이 생긴 환아 중 5명 중 1명 정도만이 성장판 손상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성장판 손상의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후유증 없이 잘 낫게 되고,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며 “성장판 손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장이 많이 남은 아이들에게 성장판 손상이 일어났을 경우, 성장판이 정지하게 되면 다치지 않은 반대편 팔이나 다리, 혹은 다치지 않은 손가락이나 발가락과 성장 길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아이가 성장판을 다쳤다고 판단이 되면, 아이의 뼈 나이를 먼저 확인하고 성장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게 우선이다.

어떤 경위로 어느 부위의 성장판을 다쳤는가도 치료과정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높은데서 떨어지는 경우 성장판에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높고, 충격이 강한 고에너지 손상의 경우에도 성장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장판을 기준으로 골절이 골간부 쪽(뼈의 중앙쪽)에만 있는 경우 성장을 제대로 할 가능성이 높지만, 골절이 성장판을 완전히 가로지르거나 골간부에서 먼 쪽이 침범되는 경우 성장을 제대로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팔꿈치 부위의 성장판은 재형성 능력이 떨어져, 가능한 뼈의 정렬을 맞춰 주는 게 중요하지만, 어깨나 손목의 경우 재형성 능력이 커서 성장이 많이 남아 있는 경우엔 수술 없이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관절을 침범하였는지, 해당 관절의 움직임과 같은 방향의 골절인지 등에 따라서도 앞으로의 치료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니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소아의 골절치료는 성인과 다른가요?

소아 골절은 양상이나 치료법이 성인과 다른 경우가 많다. 특히 성인의 뼈가 완전골절, 혹은 뼈가 조각조각 쪼개지는 분쇄골절 가능성이 높다면 소아의 뼈는 미세하게 금이 가는 정도인 미세골절이나 부러지지는 않고 휘어져만 있는 불완전 골절의 경우도 많다. 이런 골절은 많이 훈련된 소아정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면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동네 병원을 갔다가 ‘정상이다’라는 소견을 듣고 나서도 통증이 지속되고 퉁퉁 부어서 다시 병원을 가보면 골절 진단을 받게 되기도 한다. 미세 골절의 경우 처음에는 엑스레이상 아무 이상을 보이지 않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부러진 부위가 회복되는 과정이 엑스레이 상 골흡수 소견으로 보이게 된다.

강승철 교수는 “아이가 다치고 나서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잘 못 걷는다거나 팔을 잘 못 움직이거나 퉁퉁 붓는다 하면 당장에 골절이 진단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부목 등을 사용하여 보호하고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만약 성장판에 이상이 있을 것 같다고 하면 주기적으로 병원을 내원해 아이의 다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비교하면서 성장속도를 체크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을 통해 성장 속도를 양쪽이 비슷하도록 맞춰주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소아의 외상성 손상은 연령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 유치원 들어가기 전에는 머리와 팔꿈치 이하, 무릎 이하가 긁히거나 베이는 정도의 저에너지 손상이 대부분이다. 야외활동을 할 때 모자를 쓰거나 손·발에서부터 팔꿈치·무릎까지를 덮는 간단한 보호 장구를 착용하면 이러한 손상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들어간 후에는 학년이 높아지면서 골절상을 입는 비율이 커진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손이나 팔꿈치 같은 상지 손상이, 고학년 때는 발이나 발목, 무릎 등 하지 손상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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