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정기 발표를 앞두고 편입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MSCI 편입 종목 발표 전에 유력한 후보 종목을 사놔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른바 선반영되기 때문에 발표 이후 매수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우수 종목이라고 MSCI 지수에 편입하는 것인 만큼, 당장은 차익 실현 매물 때문에 떨어지더라도 약 3개월 후엔 상승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SCI 지수는 글로벌 투자에 있어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다. 시가총액(4조5000억원 이상)과 유동시가총액(1조5000억원 이상) 등을 기준으로 편입 종목을 선정하는데, 매년 4차례(2·5·8·11월) 발표한다.
MSCI 지수에 편입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한다. 작년 2분기 기준 우리나라가 속한 MSCI의 신흥국시장(EM) 명목 추종 자금은 약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였다.
4일 조선비즈가 최근 3년간 MSCI 지수에 편입된 31개 종목을 편입 직후 1·2·3개월로 나눠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1, 2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1.03%에서 –2.63%로 부진했지만, 3개월 기준으로는 1.95% 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 편입된 ##에코프로머티##와 ##한진칼##은 아직 편입 후 3개월이 되지 않아 지난달 30일 주가 기준으로 계산했다.
MSCI 지수에 신규 편입된 종목 중 이차전지 종목들이 편입 후 주가가 크게 오르며 평균치를 높였다. 지난 2021년 8월 편입된 ##에코프로비엠##은 1~3개월 동안 각각 26.71%, 38.62%, 76.93%씩 올랐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5월 지수에 합류한 후 이차전지 인기와 더불어 3개월 동안 29.05%, 59.51%, 200% 급등했다.
편입 종목 31개 중 18개가 편입 후 3개월이 될 때 1개월 또는 2개월째보다 주가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종목은 ##하이브##, ##F&F##,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5종목이었고, 이 기간 주가가 계속 하락한 종목은 ##HMM##,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12개였다.
하락세를 보이다 상승 전환한 종목도 있다. ##현대중공업##과 ##SK텔레콤##은 각각 편입 후 2개월까지 -6.85%, -3.80%를 기록하며 전월(7.26%·(-)1.75%) 대비 하락 폭을 키웠지만, 3개월을 보유하자 각각 10.48%, 0.78% 오르며 상승으로 흐름을 바꿨다.
편입 후 외국인 수급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입 후 3개월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상위 10종목 중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중공업, ##KT##를 제외한 7개 종목은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총 순매수 규모는 1조3705억원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MSCI 지수에 신규 편입된 종목 중 ##하이브## 주식을 6206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에코프로비엠(4399억원)과 ##한미반도체##(2071억원), ##포스코DX##(1585억원)가 뒤를 이었다.
신규 편입 종목 주가는 대체로 양호하지만, 그래도 MSCI 지수 편입 수혜를 확실히 누리고 싶다면 발표 3개월 전부터 해당 종목을 사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MSCI 지수에 편입된 31개 종목을 편입 전후로 3개월 동안(총 6개월)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평균 수익률은 53.62%로 뛴다.
최근엔 편입 발표 전부터 주가가 오르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2월 MSCI 지수에 편입된 ##에코프로머티##는 발표 약 한 달 전인 1월 11일 장중 24만4000원까지 오르며 상장 후 최고가를 찍었다. 작년 8월과 11월 편입된 ##에코프로##, ##한화오션##, ##포스코DX## 등도 작년 지수 편입 발표 전 고점을 찍은 바 있다.
한편 이달 15일 MSCI 지수 정기 발표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 ##알테오젠##, ##엔켐## 3종목의 편입이 유력하다. 주가도 이미 지난 3개월간 각각 144.07%, 137.45%, 68.73% 급등했다.
다만 이 종목들이 고평가라는 의견이 있어 편입 후 투자할 땐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편입 조건을 충족한 종목 중 알테오젠은 주가순자산비율(P/B)이 61배이고 엔켐도 21배 수준에 달한다’면서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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