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당분간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흑연을 사용해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의 지난달 30일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3일(현지 시각)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최종 규정에서 중국산 흑연 금지 규정의 적용을 2년간 유예할 계획이다. 흑연은 2차전지 음극재를 구성하는 핵심 광물이다. 한국은 천연흑연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특히 중국산 흑연 수입 의존도가 약 90%에 달한다.
IRA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규정을 준수하면 차량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려면 배터리 부품은 올해부터,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해외우려기업집단(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미국 정부는 작년 12월 발표한 세부 규정안에서 FEOC를 사실상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 규정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최종 규정에서 흑연을 원산지 추적이 불가능한(non-traceable) 배터리 물질로 분류하면서, 2027년까지는 FEOC에서 조달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적용을 유예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자동차, 배터리 업계는 안도하고 있다. 당장 중국산 흑연을 대체할 공급처를 찾기도 어렵고, 다른 지역에서 흑연을 수입해도 중국산보다 가격이 훨씬 높아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한국석유화학협회·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와 함께 FEOC에서 흑연 음극재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달라는 공동 건의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 업체로부터 흑연을 확보해야 하는 배터리 업체들을 대상으로 예외나 유예기간을 주지 않으면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제도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