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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경영권 매각 소식이 언론에 알려지기 전부터 거래량과 주가가 모두 폭등하는 등 이상 조짐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종목들은 매각이 공식적으로 부인된 뒤부터 주가가 다시 하락해 특정 세력이 주가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들 기업은 최대주주 지분이 20~30%에 그치고 시가총액도 1조 원 수준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용 기기 업체 제이시스메디칼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이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특정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난달 19일 주가가 1만 2020원을 찍었다. 그러나 이날 1만 45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보다 한 달 전인 3월 19일 주가가 7680원이었다는 점이다. 한 달 만에 상승률이 56%에 달했다.
3월 초중순까지 이 회사 주식 거래량은 하루에 30만~40만 주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3월 25일 288만 주, 4월 1일 415만 주, 4월 3일 422만 주, 4월 9일 340만 주, 4월 17일 470만 주, 4월 18일 458만 주 등으로 급격한 손바뀜이 발생했고 4월 19일에는 927만 주에 달했다. 2월 20일~3월 19일 일평균 거래량은 약 56만 주에 불과했지만 3월 20일~4월 19일에는 일평균 약 243만 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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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시스메디칼은 2004년 설립된 미용 의료기기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 1430억 원, 영업이익 363억 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창립 멤버인 강동환 전 대표로 지난해 말 기준 회사 지분 23.50%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8000억 원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녀에 지분 증여 가능성이 적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IB 뱅커들이 경영권 매각을 설득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면서 “이런 이야기가 주변에 퍼지면서 특정 세력이 미리 주식을 사들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피부 재생 주사제 기업 파마리서치의 주가도 최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경영권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달 22일었는데 그 전주부터 IB 업계에 매각설이 돌았다. 3월 22일 9만 1000원이었던 주가는 한 달 뒤 12만 4900원으로 37%나 뛰었다. 사측의 부인에도 매각 기대감이 남으면서 3일 종가는 13만 96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조 4451억 원이다.
이 회사는 3월 초중순까지만 해도 거래량이 4만~6만 주였지만 3월 25일 22만 주를 시작으로 4월 1일 40만 주, 4월 11일 41만 주 등을 기록했다. 2월 23일~3월 22일 일평균 거래량은 약 7만 3000주였으나 3월 25일~4월 23일 일평균 약 27만 주로 4배가량 급증했다.
2001년 설립된 파마리서치는 스킨부스터 ‘리쥬란’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610억 원, 영업이익은 923억 원이었다. 창업자인 정상수 회장이 34.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설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소액주주들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대와 달리 인수합병(M&A)이 발생하지 않거나 철회될 경우 실망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PEF와 한번 만났다는 이유로 매각이 퍼져 시장을 흔드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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