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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의 ‘봄’ 2분기에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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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자이스 CEO의 설명에 귀 기울이는 모습. /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자이스 CEO의 설명에 귀 기울이는 모습. / 사진=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봄이 왔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다섯 글자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말 출국해 열흘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귀국했다.  

올해 봄은 이 회장에게도 삼성전자에게도 유독 각별하다. 1분기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배 성장한 6조61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며 반도체의 봄을 뚜렷히 증명했다. 이 회장은 출장길에 협력사 중 한 곳인 독일 자이스를 방문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관한 각별한 관심과 행보도 보여줬다.  

다만 재계에서는 오는 6일까지 주말과 대체공휴일이 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회장이 서둘러 귀국한 점이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의 귀국 전날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곽노정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총출동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내년 생산량까지 ‘완판’ 됐다며 리더십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귀국이 예상보다 빨라진 이유로 추측되는 부분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약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3국을 종횡무진하는 유럽 출장을 마치고 이날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회장은 공항에 대기중인 취재진들을 발견하고 먼저 “봄이 왔네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반면 출장 성과 등을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낀 채 일찌감치 현장을 떠났다. 

이 회장의 이번 출장길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은 삼성전자와 협업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기업 자이스 방문이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이 회장은 독일에서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 대표를 만나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신임 대표도 동행했다. 자이스는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의 극자외선(EUV)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장이 자이스와 ASML 대표를 한 자리에서 만난 건 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EUV 기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기반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하는 한편 연내 6세대 10나노급 D랩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AI반도체로 각광받는 HBM에서도 EUV 기술의 영향력이 경쟁 우위를 가를 수 있다.

재계에서는 유럽에서 반도체 협력사와 전략적 협업을 다지고 온 이 회장의 다음 행보가 어디로 이어질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그 중 한 곳이 미국이다. AI 반도체의 경우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가 미국에 위치한데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다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보다 앞서 HBM3E를 공급한 SK하이닉스의 경우 최태원 SK회장이 미국에서 젠슨 황을 만난 사진을 통해 협력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반면 이 회장이 엔비디아 대표를 만난 건 지난해 5월로 벌써 1년이나 흘렀다.

업계에서도 반도체 리더십 회복을 위해선 이 회장의 다각적인 글로벌 네트워킹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AI 반도체의 경우 공급망부터 개발, 투자, 고객까지 미국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어 현지 고객사나 협력사와의 관계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라며 “이를 위해 이 회장의 대외 행보가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팹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 총 400억달러(약54조원)이상을 투자하는 삼성전자는 다음달 고객사와 파트너사를 초청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행사를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개최한다.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일본·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파운드리 사업 비전과 경쟁력을 강조하며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일년 전인 지난 5월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와 만나 스시 회동을 가졌다”라며 “다음달 열리는 행사가 실리콘밸리라는 점에서 이 회장이 젠슨 황과 재회할 가능성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회장님의 다음 일정은 공유 받은 바 없다”라고 밝혔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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