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가 2022년 가상거래소 FTX 파산의 아픔을 완전히 털어내고 2년 만에 전성기를 되찾았다. 3일 코인게코 기준 솔라나의 시가총액은 632억2360만 달러(약 86조2000억 원)로 전체 5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시가총액에서 10위권 밖까지 떨어졌던 솔라나로서는 권토중래한 셈이다.
FTX 흥망과 함께한 솔라나, 2년 만에 자력으로 시총 5위 재진입
솔라나는 꾸준히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디앱) 개발이 쉬운 환경, 빠른 거래체결 속도를 특징으로 내세운 데다 최근 해당 체인 기반의 밈코인 봉크, 도그위프햇이 인기를 끌며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활발히 거래되며 다시금 성장세를 이뤘다.
3일 댑레이더에 따르면 솔라나 체인에서 일어난 거래 횟수는 50억 회로 1위를, 활성 지갑 수도 4위를 기록했다. 디파이라마의 집계로는 예치금(TVL)이 38억 달러(약 5조 원)로 전체 4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에 쉬운 솔라나 네트워크가 적절한 시기에 비트코인 강세장의 혜택을 받으며 성장했다고 내다봤다.
앞서 2020년 출시된 솔라나는 높은 처리량과 낮은 거래 지연 시간을 목표로 설계된 고성능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출시 1년 만에 솔라나는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몸집을 불려갔다.
당시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솔라나 기반의 대표적인 탈중앙화거래소 세럼을 개발했을 정도였고, FTX의 신규 상장 목록에 연이어 솔라나 체인의 토큰들이 쏟아져 나오며 초창기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및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생태계가 커졌다.
FTX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솔라나는 0.65달러에서 시작해 1년 만에 47달러로 상승, 그해 연말에는 사상 최고치인 259달러를 터치하며 단숨에 시가총액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FTX가 고객준비금에서 부정의혹 발생으로 붕괴했고, 이후 95% 폭락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고질적인 네트워크 중단 이슈도 겹치며 한동안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솔라나, 미운 오리 새끼 ‘사가’ 초대박에 올해의 코인 등극
이러한 상황에서 솔라나는 스마트폰 ‘사가’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출시된 사가1은 하드웨어 스펙이 최신 스마트폰에 미치지 못하며 외면받았으나 스마트폰 구매자에게 3000만 개씩 에어드랍(무료배포)한 밈코인 ‘봉크’의 가격이 급등하며 상황을 반전됐다.
이후 솔라나 생태계의 다양한 밈코인들이 사가 보유자들에게 에어드랍을 실시했고, 스마트폰 구매 비용을 회수했다는 구매자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런 기대감에 올해 2월 진행된 ‘사가2’의 사전 주문은 1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비록 야심차게 탑재한 개인 키 보안 시스템인 ‘시드 볼트’나 결제 서비스인 ‘솔라나 페이’ 등 실사용 사례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진 못했으나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솔라나 기반의 밈코인이 활발히 거래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같이 두드러진 성과에 코인마켓캡은 3월 리플, 체인링크, 이더리움, 톤 등을 제치고 ‘올해의 코인’에 솔라나를 선정했다.
코인마켓캡은 “솔라나는 프로젝트를 강력히 지지하는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면서 “롤러코스터를 탄 한 해를 보냈지만, 혁신성, 복원력 등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네트워크 성장으로 탈중앙화된 물리적 인프라 네트워크(DePIN)인 렌더, 헬리움, 그래스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솔라나 체인에 합류하며 생태계를 확장했다. 이외에도 게임 개발 키트인 ‘게임 시프트’를 출시했고 파일코인과도 파트너십 체결하며 탈중앙화된 스토리지 환경을 마련하는 등 탈중앙화 부문에서 이더리움 다음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다져나가고 있다.
솔라나, 러그풀 위험 여전히↑…네트워크 중단 문제는 숙제로
다만 솔라나 봉크를 시작으로 밈코인이 우후죽순 성행하자 러그풀 사기 사례도 빈번히 일어나며 주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분석가 잭XBT는 올해 초 “솔라나 커뮤니티에서는 총 33개의 프리세일을 통해 79만6000개의 솔라나(약 2000억 원)가 모금됐다”면서 ‘프리세일’을 통한 사기·러그풀 사례를 공유해 위험성을 알리기도 했다. 솔라나 설립자인 아나톨리 야코벤코도 직접 프리세일 중단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질적인 문제인 네트워크 중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솔라나는 2022년에도 한해 25번의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해 서비스 안정성에 이슈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솔라나는 FTX 사태 이전부터 반복되는 네트워크 장애로 이용자들의 질타를 받아왔다. 2월에도 네트워크가 한 차례 중단돼 블록이 생성되지 않은 바 있다. 솔라나에서 유독 네트워크 장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확장성 확보를 위해 낮은 거래 수수료와 높은 거래 처리량에 치중하면서 보안이 상당히 취약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솔라나 인프라 스타트업 헬리우스 CEO인 메르트 뭄타즈는 지난달 25일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솔라나 네트워크 지연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주장이 공유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일부 개선된 것은 있지만,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늘어난 거래에 비해 적은 체결횟수도 골칫거리다. 솔라나 네트워크의 상승세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체결횟수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19일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멕스의 창업자 아서 헤이즈는 “솔라나의 초당 거래 처리량(TPS) 측정 기준은 완전히 헛소리에 가깝다. 최근 밈코인 거래가 급증하자 네트워크에서는 거래의 75%가 실패 처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가상자산 매체 더크립토베이직은 “솔라나 익스플로러에 따르면, 솔라나 네트워크의 TPS는 약 2300건을 기록 중인데, 네트워크 검증자에게 할당된 거래를 제외하면 수치는 훨씬 낮아진다”며 “솔라나는 설계상 밸리데이터 간 통신도 거래로 간주해 TPS가 부풀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예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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