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대세론’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원내대표를 둘러싼 침묵이 깨지자 다른 후보들도 기회를 엿보는 모양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3선 고지에 오른 송 의원은 전날 출사표를 냈다. 송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 시기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고난의 길”이라며 “분골쇄신의 노력으로 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를 선거를 앞두고 동료 의원들의 출마를 촉구하기 위한 의도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른 의원들이 후보로 나선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결단이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공식적인 출마를 표명하는 후보가 없자 9일로 연기됐다. 한 때 단독후보로 급부상했던 ‘친윤(친윤석열)’ 이 의원조차 불출마 압박으로 제동이 길리면서 단 한 명의 의원도 후보로 등록하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하지만 당내 중진들을 향해 출마 요구가 이어지면서 선거판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오는 5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구인난을 겪던 원내대표 선거에 송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출마를 저울질하는 이들은 윤석열 정부 첫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지낸 성일종 의원, 이종배 의원, 추경호 의원 등이다. 후보자 등록 마감인 5일 앞두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 불출마를 선언한 김도읍 의원, 김성원 의원의 결정 재고 여부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거대 야당에 맞서 22대 국회 원구성을 해내기 위해서는 협상력을 갖춘 이가 원내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실의 총선 패배 책임론이 당내 존재 하는 만큼 친윤계(친윤석열계) 보다는 비윤계(비윤석열계)가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영남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참패를 맛보면서 수도권 혹은 비영남권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마평에 오른 이들 중 수도권은 앞서 출마를 선언한 윤 의원, 충청권에서는 성 의원, 이종배 의원 등이 있다. 추 의원은 대구를 지역구로 한 영남권 정치인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내면서 친윤으로 분류됐지만 계파색은 약하다는 평이다.
이 중 성 의원은 1963년 충남 서산 출신으로 언암초, 해미중, 해미고, 고려대 조치원캠퍼스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기업인으로 활동하던 중 20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해 내리 3선을 달성했다.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거관리위원,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테스크포스(TF)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성 의원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회에서 “(성 의원은)원내대표 출마와 관련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현재 지역에 내려가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며 “후보자 등록은 대리인도 가능한데 아직 지시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지난달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여러 가지 의견을 조율하고 상의해서 필요하게 되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선 의원들도 있고 야당의 여러 가지 흐름을 봐야 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다른 분이 나가야 할 상황이 온다면 유동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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