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9월에서 12월로 3개월 연기
법무부 심사 자료 추가 요청 영향
바이든ㆍ트럼프 모두 인수 부정적
“인수 시기 美대선 후로 염두에 둬”
일본제철이 미국 US스틸 인수 완료 시기를 3개월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애초 9월까지였던 US스틸 인수계획 완료 목표 시기를 12월까지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제철은 해당 인수를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US스틸도 “(매각) 거래 완료를 위해 계속 전진하고 있으며 필요한 당국의 승인을 얻어 2024년 후반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이 인수 완료 시기 변경한 배경에는 미국 법무부가 있다. 일본제철은 미국 법무부로부터 독점금지법 심사와 관련한 추가 정보·자료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의 추가 자료요청이 있으면 법적 심사는 길어진다. 주주총회에서 일본제철 인수 계획이 승인됐지만, 미국 정부의 독점금지법과 안보 관련 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일본제철이 11월 미국 대선 이후로 인수 시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표심을 의식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미국 대선에서 대표적인 경합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철강노조 본부를 찾아 “US스틸은 한 세기 이상 상징적인 미국 기업이었다”며 “완전한 미국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양사 인수 협정을 즉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9조 원)에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올해 9월까지 인수를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US스틸 주주들은 지난달 12일 주주총회에서 일본제철의 인수계획을 승인했지만, US스틸 노조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 측은 US스틸이 일본제철에 인수될 경우 고용 인원 감축 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인수를 통해 지속 가능한 철강생산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 산업의 회복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US스틸의 회사명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며 인수 후에도 생산과 일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인수해 세운 122년 역사의 철강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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