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계가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기차·고인치 타이어 등 단가가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군이 많이 팔리고, 물류비 등 비용 감소와 환율 효과가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오는 2025년 전기차 타이어 교체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타이어 빅3의 ‘업턴(상승 시기)’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2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빅 3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585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616억원) 대비 113.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3사 매출액 합계는 3조7425억에서 3조8499억원으로 2.9% 늘었고, 당기순이익 1253억원에서 4924억원으로 293% 상승했다.
한국타이어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273억원, 3987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1.1%, 영업이익 108.8% 증가한 수치다. 금호타이어의 1분기 매출액은 1조445억원, 영업이익 1456억원으로 같은기간 각각 4.6%, 167% 늘었다. 넥센타이어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781억원, 4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 157.3%씩 증가했다.
3사의 실적을 이끈 것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전기차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성장이다. SUV와 전기차에 부착되는 타이어는 무거운 차체를 견뎌야 하고, 타이어 마모 속도도 일반 타이어보다 빨라 전용 상품군 개발이 필수적이다. 타이어 업계는 전기차 및 고성능 차량에 적합한 고부가가치 판매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고, 자체 브랜드를 기획하는 등 제품력 향상에 주력해왔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을 통해 202개 규격의 타이어를 선보이고 있으며, 올해도 승용차 및 경트럭, 전기차 타이어 공급 비중을 25% 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도 올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노뷔’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넥센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 비중을 지난해 8% 수준에서 올해 10%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공장 증설과 환율 효과, 물류비 정상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도 호재다. 한국타이어는 2026년까지 미국 테네시주 공장을 증설할 계획을, 금호타이어는 2차 증설을 마무리한 베트남 공장 안정화 등에 기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2028년 북미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해 터진 ‘홍해 사태’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면서 아프리카로 돌아가던 물류비용의 개선이 예상되고, 환율 및 관세 인하 효과가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타이어 3사는 올해도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실적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증권업계와 각 사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해 9조1060억원,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4조5600억원, 2조9000억원으로 목표치로 잡았다. 모두 역대 최고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글로벌 SUV 열풍 이후 타이어 교체 수요가 꾸준해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수요가 매년 4~5% 늘어나고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기차 타이어 역시 300~500kg의 배터리 무게를 견디기 위해 18인치를 기본으로 최대 22인치까지 타이어 크기가 확장되는 추세”라며 “2025년 이후에는 전기차 타이어의 교체 수요가 본격 도래해 테슬라, BYD 등 글로벌 상위 업체에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는 한국 타이어 업계의 실적 전망이 더욱 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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