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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 당국이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2차 세미나’를 열고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가운데 정책 수혜 대상으로 분류되던 금융·보험 업종 주가는 나란히 하락했다. 밸류업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에서 발표된 가이드라인이 투자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저주가순자산비율(PBR) 주식 투자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불확실성을 경계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라는 호재에도 주요 금융·보험주는 이날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은 전일 대비 4.37% 하락한 7만 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주은행(006220)과 삼성생명(032830) 주가도 전날보다 각각 7.51%, 3.09% 떨어졌다.
2차 세미나 전까지 저PBR주는 밸류업 기대감으로 주가의 상승세가 강했다. 올 4월 말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국 인사들이 정책 이행을 공언하자 투자자들의 기대가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실제 거래소에 따르면 22일부터 30일까지 7거래일 동안 KRX 300 금융지수는 10.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KRX 보험지수도 10.3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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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발표에 특별한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두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이목이 쏠렸던 세제 인센티브 추가 방안은 발표되지 않았고 기존대로 강제성을 부여하는 대신 기업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혹시나 했던 기대감이 실망 매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외인·기관투자가들은 KB금융 주식 197억 원어치를 매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증권 업계는 앞으로 밸류업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부와 유관기관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이 흔들림 없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방향성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까지는 주가가 등락을 거듭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세법 개정안은 현실적으로 21대 국회에서 통과되기 어렵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시작과 세법 개정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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