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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이드라인이 공개됐다. 여전히 기업의 자율적인 참여에 의존하는 정도가 큰 상황에서 세제 인센티브 등이 구체화되지 않자, 투자자들은 차익 매물을 쏟아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손꼽혔던 금융주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공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명확한 ‘채찍’이나 ‘당근’이 없이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만큼, 시장에선 실망감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업종별로는 손해보험(-3.00%), 생명보험(-2.70%), 은행(-2.61%), 증권(-1.40%), 카드(-1.28%) 등 금융주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월17일 정부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을 최초로 언급한 이후, 금융주 등 저PBR 종목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한 달 간 보험(31.18%), 금융지주(23.58%), 증권(17.94%) 등이 올랐다.
하지만 지난 2월26일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이 공개되자, 실망 매출이 쏟아졌다. 페널티나 인센티브 등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 당시 하나금융지주(-5.9%), 삼성생명(-3.6%) 등 금융주가 하락했다. 여기에 22대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자,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법인세 세액공제, 배당소득 분리 과세 등을 언급하자, 밸류업 수혜 업종인 금융주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날 공개된 밸류업 가이드라인에서도 구체화된 인센티브 방안 등이 부족했던 점이다. 실제 세제혜택과 관련해서 금융위는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은 구체적인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다시 실망했고 주가는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대표적으로 KB금융(-4.4%), DB손해보험(-4.1%), 롯데손해보험(-3.2%), 삼성생명(-3.1%), 삼성화재(-2.9%), 하나금융지주(-2.9%), 현대해상(-2.6%), 신한지주(-2.90%) 등이 하락 마감했다.
페널티나 인센티브가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당국은 기업의 자율적 참여를 강조했다. 박민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상장기업들은 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만큼 기업가치 제고를 중시할 수밖에 없어 자율적으로 공시 후 성과가 나타나면 저절로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2차 가이드라인에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만큼, 단기간에 증시 활성화를 이끌기엔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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