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 재개발’ 민간사업자들이 사업계획서와 달리 생활숙박시설과 주거용 오피스텔을 건설할 수 있도록 부산항만공사(BPA) 측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해양수산부 장관과 BPA 사장에게 부산항 북항 재개발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대형 국책 사업이었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부산에서 개최된 민생토론회에서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사업이다.
감사원이 2일 발표한 ‘주요 항만(SOC) 건설사업관리실태3’ 감사결과에 따르면 해양수산부와 BPA는 부산 북항 재개발 민간사업자가 당초 제안한 호텔 및 언론사 신사옥 대신 생활형 숙박시설 및 주거용 오피스텔을 건설할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했다.
BPA는 사업자가 사업계획을 임의변경하는 것을 부당 승인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BPA는 토지매수 사업자가 사업계획을 임의변경해 건축허가 등을 신청한 사실을 알고도 계약해제 등 조치 없이 부산시와의 건축심의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전하는 등 업무를 부당 처리했다. 또한 일부 토지매수자가 사업계획에 포함된 100억원 상당의 공공기여 사업을 삭제·축소하는 것도 부당 승인했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2020년 4월 북항 생활숙박시설 건축허가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BPA가 해수부와 국회의 자료요구에 기존 호텔 사업계획은 확인하지 않고, 처음부터 생활숙박시설을 짓기로 되어 있었다는 취지의 거짓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수부는 이같은 내용의 보고를 당시 장·차관에게 그대로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해수부 항만 개발계획의 근거가 되는 항만 하역능력 수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도 오류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관련 용역을 맡은 한 대학 산업협력단이 항만 관련 최신 자료가 아닌 과거 수치를 쓰고,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기초자료의 오류를 확인하고도 시정하지 않아 부산항과 인천항 개발계획이 과다 산정돼 약 7000억원 상당의 사업비가 낭비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부산항 배후단지 진입도로 공사 발주 과정에서 건설업 무등록자에게 시공을 방치한 사실도 확인해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부산항건설사무소는 방파제 보강공사 설계에 반영된 소파블록 공법이 특허라는 사유로 특정공법으로 선정했으나, 해당 공법이 특허가 아닌 것을 확인하고도 특정공법을 유지하면서 기술사용료까지 부당 지급했다.
이에 감사원은 “부산항 배후단지 진입도로 공사와 무관한 태풍피해복구 공사를 별도 발주하지 않은 채 위 진입도로 공사의 설계를 변경해 추진하도록 하면서 건설업 무등록자의 시공을 방치하는 등의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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