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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세아그룹의 전주페이퍼 인수가 마무리됐다. 이에따라 글로벌세아그룹은 태림페이퍼를 통 한솔제지를 보유한 한솔그룹과 제지업계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그룹 계열사인 태림페이퍼는 이날 오후 전주페이퍼와 계열 에너지회사인 전주원파워 인수 대금을 모두 납입했다. 전주페이퍼 1407억 원, 전주원파워 3542억 원 등 총 4949억 원이다. 차입금을 포함한 기업가치(EV)는 6500억 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태림페이퍼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모건스탠리PE와 신한자산운용으로부터 전주페이퍼 및 전주원파워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태림페이퍼는 인수금액 중 상당 부분인 약 4000억 원을 인수금융 대출로 조달했다. 인수금융 대주단에는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4곳의 은행이 포함됐다.
태림페이퍼는 지난 3월 정정공시를 통해 전주페이퍼와 전주원파워의 인수 주체를 100% 자회사인 티앤제이인베스트먼트로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세아→세아상역→태림페이퍼→티앤제이인베스트먼트→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갖춰지게 됐다.
글로벌세아그룹은 한솔그룹과 무림그룹을 위협하는 국내 제지업계 ‘빅3’로 우뚝 서게 됐다. 글로벌세아그룹 내 제지 관련 회사인 태림페이퍼·태림포장(011280)·전주페이퍼 3개 사의 지난해 매출은 2조 원에 달한다. 연간 종이 생산량은 총 210만 톤으로 국내 1위가 됐다.
제지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M&A)으로 태림의 시장 영향력이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태림과 전주페이퍼가 주력으로 하는 골판지 산업은 제지업계에서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는 드문 시장이다. e커머스 시장 확대로 택배 물량이 늘어나면서 골판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전주페이퍼 인수로 태림페이퍼는 종이 박스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종이 상자는 원지→골판지 원단→박스 등 3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태림페이퍼는 골판지 포장사인 태림포장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어 원지부터 원단·상자 제조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골판지 생산능력 확대와 더불어 신문용지와 출판용지 등 다양한 지종의 원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앞서 태림포장은 10월 농심 계열사 율촌화학의 판지 사업부분을 43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골판지 시장은 태림·아세아제지·신대양제지·삼포판지 등이 각각 10~20%대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다. 이번 인수로 태림과 전주페이퍼가 글로벌세아그룹 계열로 묶이면서 합산 점유율이 30%가 넘는 압도적 시장 1위가 될 전망이다.
전주페이퍼는 1965년 설립된 국내 최대 신문 용지 제조사다. 2008년 모건스탠리PE가 인수했다. 이후 기존 신문용지 위주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골판지로 확대하면서 종합 제지기업으로 탈바꿈했다. 2010년부터 추진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2017년 열병합발전시설 2호기 상업 발전을 시작했다. 2019년에는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전주원파워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한편 지난해 쌍용건설 인수로 대기업 반열에 오른 글로벌세아는 세계 1위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이다. 업종 다각화를 위해 건설·플랜트·제지 업체를 줄줄이 사들이며 사세를 키웠다. 2020년 국내 1위 골판지 상자 제조기업 태림페이퍼와 태림포장을 7300억 원에 인수하며 제지업계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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