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6회 연속 동결함에 따라 한·미 간 금리 차가 11개월째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시장에서 최소 9월 이후 미국 금리 인하설이 탄력을 받으면서 한·미 간 금리 차가 당분간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고환율 불안이 이어지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가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미국 연준은 2일(한국시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6회 연속 동결이다. 한국(3.50%)과 2%포인트 차이로 벌어진 금리 차는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현재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다는 근거가 필요하나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오는 6월부터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축소하는 등 유동성 흡수를 위한 양적 긴축(QT)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적어도 9월 이후에나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0% 내외로 내다봤다. 11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7.3%, 12월은 81.5%다.
이번 미국 연준 결정으로 한국은행도 이달 23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11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고환율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물가가 변수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9%대로 석 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국제 유가와 농산물 가격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부 목표 수준인 2%보다 여전히 높다.
환율 사정도 좋지 않다. 이날 파월 의장 발언이 비둘기적(dovish)이었다고 해석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3.8원 내린 1378.2원에 개장했다. 그럼에도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됨에 따라 하반기까지 1300원 중반대 이상 고환율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중동 전쟁 불안까지 도사리고 있어 1400원대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환율 부담은 더 커진다.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달러인덱스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지게 된다. 한은은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통해 “ECB가 금리를 인하하면 유로화가 추가 약세를 보여 환율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으면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에 불확실성이 상당하고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해 있다”면서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으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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