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매출은 줄었지만, 연구개발(R&D)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바이오협회가 조사한 ‘2023 4분기 및 연간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24조 원으로 전년보다 12.6% 줄었다. 의약품은 0.4% 성장했지만 의료기기의 매출이 60% 가까이 감소했다.
이번 자료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바이오헬스케어 지수에 해당하는 의약품·의료기기 93개 기업의 △인력 △연구개발비 △매출 △재무상태 등을 조사한 결과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의약품 대기업의 매출이 13.8% 줄었고 중견·중소기업은 각각 7.1%, 14.8%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이 30%로 가장 높았다. 중견기업은 9% 늘었고, 중소기업은 13.4% 줄었다. 의료기기는 중견·중소기업의 매출이 모두 감소했지만, 중견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2.3%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21.5% 감소했다.
의료기기의 매출이 반 토막이 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혜를 받았던 체외 진단기기의 수출이 감소해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3년 보건산업 수출 실적’을 보면 지난해 의료기기 수출액은 전년보다 29.5% 감소한 58억 달러(7조 원)로 나타났다. 임플란트와 초음파 영상 진단기기 등의 수출 증가에도 체외진단기기 수출이 감소하며 수출액도 급감했다.
매출 감소에도 연구개발비는 늘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3조4424억 원으로 전년 3조2936억 원 대비 4.5% 증가했다. 의약품(+4.3%)과 의료기기(+6.2%) 모두 늘었고, 중소 의료기기 기업이 17%로 연구개발비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반면 연구 보조금은 1000억 원에서 770억 원으로 23%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10대 제약사 중에서는 8곳이 전년 대비 연구개발 비용을 늘렸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구개발비 1945억 원으로 전년 1800억 원보다 8.1% 투자를 확대하며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썼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도 지난해 각각 2050억 원, 2066억 원의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의약품 대기업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연구개발비는 늘었다. 연구개발비는 기업이 어렵더라도 보통 최소한 전년도 수준을 유지한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비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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