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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함정 경쟁력은 ‘관행’ 아닌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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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챠.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챠.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대한민국 해군의 최초·최고 전투함 건조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해군이 국산 구축함으로 처음 도입한 KDX-I 광개토대왕함을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해 해군 구축함의 기틀을 마련했다. KDX-II 충무공이순신함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스텔스 설계를 적용한 구축함이다. KDX-III 율곡이이함 건조 시 한화오션이 도입한 업계 최초의 블루스카이 로드아웃 공법은 이후 전 세계 이지스함 건조 과정에서 롤모델이 됐다. 지난해 국방과학연구소가 대한민국 현존 전투함 중 가장 조용한 함정으로 선정한 대구함 역시 한화오션이 건조했다.

앞서 한화오션이 2003년 12월 해군에 인도한 충무공이순신함은 당시 수중방사소음 관련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관계자들에 확인한 결과 원인은 관급자재인 기관계통장비의 문제로 확인됐다. 수중방사소음 이슈가 된 이 탑재장비의 문제는 기본설계 수행 중에 발생한 것으로, 기본설계 과정에서 잘못된 기자재 선정을 한 HD현대중공업이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당시 건조 현장에 참여했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동일한 문제가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했던 2번함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오션은 이와 같이 기본설계 당시 발생했던 문제를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 과정에서 발견하고 개선책을 적용하여 승조원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소음 수준을 낮춰 결국 정상적으로 인도했다. 

자칫 KDX-II 구축함의 큰 결격이 될 수 있는 수중방사소음 문제였지만, 관행을 따르지 않았던 결정은 결국 해결책이 됐던 것이다. 당시 한화오션의 기술력을 믿고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맡긴 덕분에, 한화오션이 기본설계 과정의 오류도 수정하며 수중방사소음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적으로 전력화 할 수 있었다. 

이는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가 상세설계를 수행하면 비교 검증을 통해 함정의 결함을 해결하며 최상의 전력화도 도모할 수 있는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지난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이래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관행’처럼 맡아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방위사업청 개청 이래 18번의 사업 중 장보고-III 배치-I 1번함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는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된 바 있다. 

그리고 방위력 개선사업 관리규정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 17번의 사업자 선정과정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었기에 기본설계 수행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하지만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특별한 사유’가 발생했다.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결과에 따라 ‘방산업체 지정 취소’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본설계 수행 업체가 문제없이 ‘관행’적으로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맡았던 일반적인 과거 사례와는 완전히 다른 ‘특별한 사유가 발생한’ 상황인 것이다. 

최근 불법적인 군사기밀 탈취로 기소된 HD현대중공업 관련 직원 9명 전원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와 관련된 임원들의 개입 정황이 명확하게 드러나 국가수사본부에서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가 국가 안보의 근간을 흔든 이번 행위에 대한 수사를 공식화한 만큼 조만간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특별한 사유’를 고려하여, 그동안의 ‘관행’에서 벗어난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퍼블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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