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태양광, 배터리 업황이 크게 악화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수령하는 한국 기업들이 잇달아 적자를 기록했다. IRA에 발맞춰 북미 지역 투자를 단행했지만, 투자금 회수 시기가 뒤로 밀린 모습이다.
다만 태양광과 배터리 모두 하반기부터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어 AMPC 수령 규모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3929억원, 영업손실 216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2.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손실 대부분은 1871억원의 적자를 낸 태양광 사업에서 발생했다. 1분기 실적에 포함된 966억원 규모의 AMPC를 제외하면 손실 규모가 2837억원으로 늘어난다. IRA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과 셀은 각각 와트(W)당 7센트, 4센트의 세금이 감면된다. 잉곳과 웨이퍼는 와트당 4.69센트를 감면해 준다.
한화솔루션은 2019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돌턴 지역에 연산 1.7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2022년 IRA에 따른 태양광 부문의 세액공제가 확정되자, 2023년 1월부터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태양광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솔라 허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이 우회 수출한 동남아산 저가 제품이 북미 태양광 시장을 장악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중국산 우회 수출 물량을 제재하기 위해 올해 6월부터 중국과의 연관이 의심되는 동남아 태양광 모듈 업체들에 대한 수출 제한을 실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의 실적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연말까지 IRA 세액공제 금액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간으로 5000억~6000억원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도 상황이 비슷하다. SK온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68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186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3315억원으로 확대됐다.
SK온이 올해 1분기에 수령한 AMPC는 38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401억원)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라 북미 공장 가동률이 낮아진 영향이다. IRA에 따르면 배터리 셀은 킬로와트시(㎾h)당 35달러, 모듈은 ㎾h당 10달러의 세액공제가 주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9%, 75.2% 줄었다. 1분기 AMPC 수령 규모는 1889억원으로, 직전 분기(2501억원) 대비 612억원 감소했다. AMPC를 제외하면 3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사실상 적자 전환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에는 주요 고객사의 신규 모델 출시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GM과의 두 번째 합작 공장 가동률이 상승해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여력이 크다”고 밝혔다. SK온도 “올해 하반기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