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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초대형 냉방기 ‘칠러’가 해외에서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3년째 이어가고 있다. 전세계 냉난방 공조시장을 겨냥한 조주완 사장의 매서운 공세를 제대로 보여주는 단면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LG전자는 B2B(기업간거래) 냉난방공조(HVAC)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삼아 대대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 ‘칠러’는 탁월한 수주 성과 속 첨병 역할을 착실히 수행 중이다. 뜨겁거나 차가운 공기를 실내에 유입시켜 온도를 조절하거나 환기와 습도를 조절하는 공조 시스템은 시장 규모가 80조원에 이르고 매년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1일 LG전자는 자사 칠러 사업이 해외 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와 해외를 포함해서도 최근 3년간 연간 15% 이상의 매출 성장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2022년 대비 30% 가까운 매출 성장을 보였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11년 당시 국내 중앙공조사업 1위 LS엠트론 공조사업부를 인수한 후 관련 사업을 확대 중이다. 인수대금은 1503억원으로, LS엠트론 전주공장과 중국 칭다오공장은 물론이고 R&D(연구개발) 부문도 사들였다. 이후 가정·상업용 에어컨 등을 아우르는 풀 라인업을 확보했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는 ‘글로벌 톱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2030 미래비전’ 발표를 통해 회사의 3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B2B 역량 강화를 강조했고,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의 경우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칠러사업이 공조사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에도 북미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의 신규 수주를 따내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자사 칠러의 성장 비결로 뛰어난 성능·효율과 경제적인 유지비용을 꼽았다. 고효율 압축기와 열교환기를 사용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간편하게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설계돼 부품 교체나 점검 작업이 쉬운 것도 장점이다.
LG전자는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중심에서 중동·유럽·중남미 등으로 칠러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계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춰 신설하는 공장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국내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 등에 칠러를 공급했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비롯해 탈탄소 및 전기화 추세에 맞춘 차별화된 냉난방공조 솔루션으로 글로벌 공조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규모는 584억 달러(약 81조592억원)로 추정되며, 오는 2028년 610억 달러(약 84조6680억원) 규모로 매년 0.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 중 글로벌 칠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95억 달러(약 13조1860억원) 규모로 전체 냉난방공조 시장의 약 15%를 차지한다. 2027년에는 120억 달러(약 16조6560억원) 규모로 커져 전체 냉난방공조 시장의 성장을 크게 뛰어 넘는 연평균 6%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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