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일부 수정해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대통령실도 “협치가 시작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그동안 반발했던 특별조사위원회의 직권 조사와 영장청구권 조항이 삭제돼 전격 합의가 이뤄졌다. 민주당의 특조위 구성 방안도 받아들여졌다. 첫 영수회담이 끝나고 이뤄진 여야 합의안이라, 정치권에선 22대 국회에선 협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채해병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 등은 이견을 좁히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국민의힘·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이태원 특별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특별법에 명시된 특조위 구성과 활동 기간, 조사 방식 등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를 이어가던 여야가 한 발씩 양보하면서 협치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야의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대통령실도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회담을 통해 여야 간 협치와 정치의 복원이 시작됐다”며 “이번 이태원 특별법 합의는 그 구체적인 첫 성과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협치를 계속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합의된 이태원특별법에선 여야가 각각 4명씩 추천하고, 국회의장이 1명을 추천해 9명의 특조위 구성안이 수용됐다. 활동 기간은 최장 1년 3개월이다. 다만 특조위가 직권으로 수사 중지된 사건이나 불송치된 사건의 자료나 물건 제출을 명령할 수 있는 조항(28조)과, 특조위가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는 조항(30조)이 삭제됐다.
이태원 특별법은 지난 1월 민주당 등 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송부됐다. 이 법이 최종 통과되려면 재적 국회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9일 영수회담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회담에서 밝힌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러나 이날 여야는 ‘채해병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 등은 합의하지 못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계속 (합의를 하지 않은)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면 (2일) 본회의가 원만하게 개최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여야 간 계속 충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최종적으로 협치를 이뤄내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 수석부대표는 “저희도 최대한 (여야 합의에) 노력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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