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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캐즘’ 맛본 K배터리…전망·투자는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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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 로고. (위부터)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로고=각 사
국내 배터리 3사 로고. (위부터)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로고=각 사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지난 1분기 전기차 수요 후퇴·정체 현상인 ‘캐즘(Chasm)’의 희생양이 됐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배터리 수요가 감소한 데다, 지난해 말 리튬 등 배터리 소재 가격까지 줄며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다만 업체별 실적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이에 따라 실적 회복 전망과 투자 계획 차이가 도드라지는 모양새다. 1분기 ‘반짝 1위’로 올라선 삼성SDI의 경우 2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예상,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투자 증가를 예고한 반면, 큰 폭의 영업이익 하락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경우 중요 투자를 제외하고는 숨 고르기를 예고한 상태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1분기 매출 5조1309억원, 영업이익 2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29% 감소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프리미엄 차량용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유지했음은 물론, AMPC 수익 467억원이 영업이익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올라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 순이익2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9%, 75.2% 62.3%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2.6%다. 문제는 이러한 성적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1889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이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이 316억원 적자로 돌아선다는 점이다.

SK온의 경우 판매 물량 감소와 판가 하락 등으로 매출 1조6836억원,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1%가량 크게 깎여 나갔음은 물론, 직전 분기까지 186억으로 줄여 놨던 영업손실 규모가 무려 1분기 만에 17.6배 뛰며 적자 규모가 다시금 전년 동기(3449억원) 수준으로 돌아왔다. SK온에 따르면 이는 AMPC 금액이 지난해 4분기 240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5억원으로 축소됐기 때문인데, 이를 뺄 경우 영업손실은 3700억원까지 불어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타사가 많이 주춤한 가운데 삼성SDI의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위주 질적 성장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모양새”라며 “시장 전체적으로 수요가 둔화할 경우 타격을 더 입는 것은 싼 제품들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의 전기차 투자 감소 및 연기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반면 삼성SDI는 이외에 프리미엄 제품 공급처가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이렇듯 실적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실적 회복 시점과 투자 규모와 관련해서도 3사 간 격차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우선 삼성SDI의 경우 올 2분기부터 실적 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인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이 눈에 띄게 더디긴 하나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배터리 수요가 견조하고, 2분기부터 AMPC 금액이 영업이익에 포함되는 만큼 실적 회복세가 점쳐진다는 것.

또한 삼성SDI는 자동차 전지를 중심으로 지난 2021년부터 이어온 설비투자(CAPEX) 확대 추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들의 설비 투자액은 △2021년 2조1802억원 △2022년 2조5181억원 △2023년 4조3447억원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46파이(올해 양산 준비 완료 목표)와 전고체 배터리(2027년 양산 목표) 등 신제품은 물론 핵심 소재인 양극재 내재화 투자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이미 확보한 수요 대응을 위한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미국 합작법인 신규 공장 건설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46파이(지름 46㎜), 전고체, 리튬·인산·철(LFP)등 신제품 관련 투자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어 전년 대비 투자 규모가 상당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분기 매출 증가를 예상하면서도, 리튬 등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및 더뎌지는 유럽 등 주요 전기차 시장 수요 진작 등으로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 돌입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반기에 유럽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낮췄던 폴란드 공장 가동률을 개선하고, 같은 시기 출시 예정인 전기차 신차들을 기반으로 한 수요 진작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선순위에 따른 투자 규모 및 집행 속도 조절을 예고하는 한편, 북미 생산능력(CAPA)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신증설 투자를 제외하고는 설비 투자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월 올해 투자 규모를 2023년과 비슷한 10조9000억원으로 계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 기회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당사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남경에서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에 들어간 바 있다.

SK온은 기존 계획대로 올해 4분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이다. 비록 상반기 실적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1분기 기준 전 법인 90%대에 진입하며 안정화 단계에 돌입한 생산 수율을 비롯해 △하반기 고객사 신차 출시 △미국 고객사 물량 공급 확대에 따른 판매량 개선 및 AMPC 증가 △2분기 중 상업 가동에 들어가는 헝가리 이반차 공장 등 잠재적 흑자 달성 가능 요인이 많다는 예상에서다.

이에 따라 SK온이 올해 예고했던 7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유럽 및 중국의 설비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올해를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와 현대차 북미 합작법인(JV)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설비투자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자금 조달 방안의 경우 현재 모색 중인 상황이다.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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