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28년까지 게임 매출 30조원, 게임 수출액 120억 달러(16조6200억원), 게임 종사자 9만5000명 규모로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와 같은 정부 계획의 방점은 주로 콘솔·인디 게임에 찍혔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등 업계 일각에서 요구해 사안은 지원책에서 빠지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1일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2024~2028)’을 논의하고 발표했다. 이번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총 12회의 자문회의를 통해 기초연구를 진행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10회 이상 업계·학계와의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수립됐다.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 컴퓨터와 모바일 게임 성장으로 2022년 기준 역대 최고 매출액인 22조2000억원을 달성해 세계 4위의 게임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세계시장과 국내 시장의 성장 둔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컴퓨터·모바일 게임에 편중된 구조, 세계 경쟁 격화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에 산업 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진흥책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2028년, 게임산업 제2의 도약 원년’을 비전으로, 3대 추진 전략과 12개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게임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 케이(K)-게임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세계시장에서 모바일게임(44%)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콘솔게임(28%)을 집중 육성, 컴퓨터 온라인·모바일게임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 콘솔게임은 북미·유럽 등 선진 권역에서는 이용자 비중이 40% 이상일 정도로 성장한 분야이나, 국내 콘솔게임은 세계시장에서의 비중이 1.5%에 불과할 정도로 미개척 분야이다. 다만, 최근 ‘피(P)의 거짓’, ‘데이브 더 다이버’처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콘솔게임이 배출되고 있어 케이-콘솔게임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정부는 콘솔게임 특성에 맞는 지원 체계를 구축해 콘솔게임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소니·닌텐도 등 주요 세계적인 콘솔 플랫폼사와 협력해 국내 유망게임을 발굴하고 맞춤형 제작, 플랫폼 입점·홍보까지 연계 지원해 국내외 이용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힌다. 콘솔게임 제작·유통 경험이 부족한 시장환경을 고려해 콘솔게임 제작 선도기업 등의 경험과 비법을 전수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다양한 분야·형태의 게임이 실험되고 제작될 수 있도록 인디 게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인디 게임 개발자와 선도기업을 연계한 ‘상생 협력형 창업지원’ 사업을 도입해 초기 창업자의 안정적 창업환경을 조성한다.
게임산업법상 실효성이 낮은 규제를 혁신해 게임산업 경영환경도 개선한다. 온라인게임 대상 게임 과몰입 예방조치의 자율성을 확대한다. 온라인게임을 이용하려면 의무적으로 본인인증을 해야 하는데 본인 인증수단이 없는 청소년의 경우에는 등급 분류상 전체이용가 게임도 이용할 수 없었다. 이에 전체이용가 게임에 대한 본인인증을 선택사항으로 하되, 본인인증을 하지 않는 회원은 청소년으로 간주해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개선한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와 관련해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모니터링단을 단계별로 확대한다. 또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게임산업법과 전자상거래법상 국내대리인제도도 조속히 마련한다. 특히 문체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산업계·이용자·학계 등으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특별전담팀(TF)’을 구성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의 세부 기준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등 제도를 내실 있게 운영할 예정이다.
e-스포츠 종주국이자 강국으로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e-스포츠 저변을 확대키로 했다. 프로팀 외에 지역 연고 실업팀을 창단해 한국형 e-스포츠 리그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고등학생들의 e-스포츠 활동을 위해 학생 동호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현재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이스포츠 산업의 범위를 규정하기 위해 분류 체계를 새롭게 구축하고 영화·드라마 등 다른 콘텐츠 분야뿐만 아니라 관광 등 타 산업과 연계해 이스포츠의 부가가치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산업에 부족한 자생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계획을 통해 우리 게임산업이 잘하고 있는 분야를 넘어 콘솔게임 등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전해 게임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의 인정을 받길 바란다”며 “문체부도 계획에 실린 구체적 방안을 실천하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이번 진흥 계획에는 ‘게임물 세액 공제율’ 조정 등 업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사안들은 포함되지 않아 현업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체부는 세무당국과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처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근거가 마련되면 추후 재정·세무당국과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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