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140여명 1노조, 금속노조 가입 후 2노조 흡수
“무노조, 무파업 원칙 없었다…임금‧노동조건 단체교섭 통해 결정해야”
현대자동차로부터 경차 캐스퍼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내 최대 조합원을 거느린 1노조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GGM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광주광역시가 추진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결과물로 탄생한 기업으로, 설립 당시 누적 생산 35만대 달성시까지 상생협의회를 통해 임금수준을 결정하기로 노‧사‧민‧정이 합의했으나, 결국 노조가 설립돼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사측에 단체교섭까지 요구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1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GGM 1노조(광주글로벌모터스노동조합)는 전날 조합원을 상대로 실시한 금속노조 가입 찬반 온라인 투표 결과 92.3%으 찬성으로 조직 형태를 기업노조에서 금속노조 산하 지회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1노조 조합원은 GGM 전체 근로자 650여명 가운데 140여명 정도다.
앞서 조합원 10여명의 2노조(GGM노동조합)는 지난달 22일 금속노조로 전환을 결정했으며, 다수노조인 1노조가 금속노조 가입 절차를 마무리하면 2노조와 통합하고 사측에 임단협을 요구할 예정이다.
GGM 1노조는 “저임금, 복지 약속 미이행, 강압적 현장통제와 소통 부재로 기업노조를 만들었지만, 회사는 기업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시간만 끌었기 때문에 더 강한 노동조합이 필요했다”면서 “GGM 현장을 조직하고 있던 금속노조와 만나 노동조건 개선 등에 공감대가 형성돼 금속노조에 가입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한 달 안에 금속노조 가입을 완료한 뒤 준비위원회 딱지를 떼고 금속노조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를 출범시켜 임원을 선출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단체교섭 요구안 확정을 위한 조합원 공청회 등을 진행하며 단체교섭 준비에 집중할 것이다. 6월이면 단체교섭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GGM 교섭권을 확보하고 큰 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할 경우 회사 존립 자체에 위기가 닥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GGM은 현재 현대자동차로부터 생산을 위탁받은 캐스퍼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캐스퍼 전기차에 전적으로 일감을 의존하고 있다. 현대차는 ‘반값 임금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있는 생산비용’을 앞세운 광주시의 제안에 응해 사업에 참여한 상태다. 하지만 임금이 크게 올라 비용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해 위탁 물량을 줄이거나 아예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GM 설립 당시 누적 생산 65만대까지는 상생협의회를 통한 임금협상을 통해 다른 완성차 업체 대비 낮은 임금수준을 유지하고 파업 등 노사갈등을 억제하는 구조를 만들기로 합의했으나 노조는 이를 전면 무력화할 태세다.
GGM 1노조는 “광주형일자리 투자협정서, 노사상생발전협약서, 부속합의서 등 어디에도 ‘무노조 무파업 원칙’이란 문구는 없다”면서 “상생협의회의 결정사항 유효기간은 누적 대수 35만대 달성시까지 한다는 문구는 무노조 합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가 없을 때는 35만대든 50만대든 상생협의회에서 임금 및 노동조건을 결정할 수 있지만, 노조가 결성되면 몇 대를 생산하든 노조와 단체교섭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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