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 청약 흥행에…CMA ‘뭉칫돈’ 이동
관건은 환불된 청약 증거금…증권가 ‘자금 붙잡기’ 한창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이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하면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자금 이동이 벌어졌다. CMA 잔고가 청약 증거금으로 사용된 탓이다. 시장에서는 증거금으로 사용된 대규모 자금이 환불되면 어디로 향할지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청약 환불금 붙잡기에 한창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인 지난달 26일 CMA 잔고는 71조34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청약 첫날인 25일(76조6229억 원)보다 5조 넘게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투자자들이 변동성 장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대기성 자금인 CMA 잔고가 증가세를 보이던 양상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15일 CMA 잔고는 82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는데, 이때보다 11조 원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어서다.
HD현대마린솔루션도 상장을 앞두고 청약에 돌입하자 투자자 자금이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대어급 공모주가 상장할 때면 CMA 등에서 청약 증거금으로 대거 빠져나가 ‘자금 블랙홀’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역대급 청약으로 손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상장할 때는 CMA 잔고가 22조 원 넘게 감소하기도 했다.
이제 관건은 환불된 청약 증거금이다. 전날 HD현대마린솔루션 청약 배정에 따라 함께 증거금 환불이 진행됐다. 다만 투자자에게 돌아온 이 대규모 자금이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남아 투자 ‘실탄’이 될지, 증시에서 유출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증권가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청약 흥행에 성공하면서 공모주 투자가 활성화해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하반기 SK에코플랜트와 LG CNS,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대어급 공모주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다만 전날 기준 CMA 잔고는 71조9000억 원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보다 소폭 상승하는 것으로 그쳤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며 증시를 떠나는 이들도 많아져 일각에서는 증시 자금 유출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편 증권사들도 환불된 청약 증거금 붙잡기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전날부터 2일까지 공모주 청약 기념 특판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판매 중이다. KB증권도 ‘공모주 슈퍼위크’ 이벤트를 열고 공모주 청약 투자자에게 추첨을 통해 해외주식 쿠폰을 제공하거나 공모주 배정에 성공한 투자자를 위한 특판 발행어음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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